1월 내내 마감에 쫓기듯 살았다.

누구 하나 나에게 그러라 한 이 없지만, 그냥 한번 그래보고 싶었다.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기분을 느껴본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되려 살아있는 기분이 들었다.



1. 코딩수업 완강
적성에 맞지 않을거라고, 수학에 젬병이니 애초에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자꾸 생각이 났다. '아니,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지?' 난 또 스스로 한계를 지었구나. 내가 나를 믿어주기만 해도 모자를 판에. 그래서 그냥 시작했다. 코딩에 ㅋ도 모르는 내가.

5주동안 스파르타 코딩클럽 비개발자가 듣는 왕초보반을 들었다. 왕초보반으로는 당연히 어림없고 더 배워서 나중에 우토의 사이트는 내가 만들어줘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2. 입트영 한달 낭독 완주
살면서 입트영이란 걸 들어본 적 없었다. 그만큼 관심이 없었단 거다. 영어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을 들어봤을법한 EBS 교재인데도. 그동안 제대로 된 노력도 안해봤으면서 무슨 근자감으로 샬라샬라 말하길 바래왔을까?

혼자선 꾸준히 해낼 자신이 없었다. 1000명이 넘는 본방 사수 단톡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낭독 초보들을 케어한다는 챌린지도 신청했다. 아침 6:40에, 저녁 7:40에 무조건 본방 사수를 했다. 시간만 맞으면 재방도 들었다. 하나에 적으면 30분 최대 1시간 넘게 녹음했다. 1월 분량의 20개 낭독을 완주했다. 완벽하진 않아도,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생겼다.

2월은 북클럽에 집중을 하는 게 목표기 때문에, 3월부터는 빠지지 않고 매월 낭독할 계획이다.





3. 매일 글쓰기 실천 중
15일동안 매일 글쓰기 챌린지를 성공했다. 그리고 30일 챌린지를 하고 있는 중이다.

글쓰기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그동안 미뤄왔던 건 나를 직면하는 게 두려워서였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되어서야 시작했다. 글쓰기는 자신에게 솔직하고 지금에 충실할 수 있는 일이다. 적어도 예전만큼 문제를 회피하려고 하지 않는다. 글을 쓰려면 하루를 복기해야하는데,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가 건설적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과거의 실수를 차분하게 분석하고, 교훈을 얻은 다음, 잊어버리는 것이다.

- 데일 카네기, 나를 힘들게 한 건 언제나 나였다



블로그에 글을 쓰며 뻗어나간 가지 하나가 있었다. 블로그 마케팅을 배워서 루미노캔들의 마케팅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엉터리를 만난 날, 우스갯소리로 그러나 진지한 마음으로 제안해봤다. 루미노캔들 대표님은 내 투자자니까 아주 저렴한 가격에, 하지만 라이프타임 개런티로 ㅎㅎ 흐흐 아무것도 없지만 뱉어놓으면 시작이라도 하게 되는 내 성향을 알기에 우선 질러나본다.



4. 영어 [북클럽 / 영어 블로그]
인생영어 수업을 들은지 4개월이 되면서 공부 습관은 어느정도 잡힌 듯 했다. 원서를 읽는 수업을 무난히(?) 들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 해야했다. 따라가기도 벅찼다. 그래도 숙제를 하루도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제출했다. 수업은 이제 5주가 남았다.

영어 관련된 글만 포스팅하는 영어블로그를 개설했다. 별 생각 없다가 예전부터 팔로우하던 블로거가 무료로 챌린지를 시작한다해서 신청했다. 하다보니 재미있었다. 공부도 되고, 모르는 사람들이랑 소통하는 것도 즐거웠다. '그럼 스타벅스에서 있었던 일화들도 포스팅 해야지! 영어 하나 못했던 사람도 노력하면 된다는 거 알려줘야지! 사람들 많이 들어오면 나중에 블로그에 광고도 달아야지!' 하는 목표도 생겼다.


https://m.blog.naver.com/joyissong

띰꾸가 영어공부를 하고 있어요 : 네이버 블로그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고있는 띰꾸입니다

m.blog.naver.com





5. 100시간 채우기
타고난 사람들은 짧은 시간내에도 끝날 수 있겠지만, 아직 나는 엉덩이 싸움이 필요하다. 공부하는 습관이 잡히려면 적어도 1년은 더 노력해야지 앞으로 대학에 가서도 버틸 거 같았다.

12월 말에 받은 인천시 재난지원금으로 스터디카페 100시간짜리를 끊었다. 1월 25일에 확인해보니 1시간 44분이 남았다. 스터디카페에서 말고도 카페와 집, 오가는 대중교통에서도 공부했으니 1월엔 100시간은 거뜬히 넘겠다.






새해 첫날, 우토네 매장 방문



우토의 이삿날. 우토 끝나기 전에 미리 가서 공부해야지 마음 먹고 있었는데, 언니네 식구가 우토 보러 가고 싶다고 해서 같이 왔다. 당시, 4인 이상 모임이 안되서 나는 혼자 따로 앉아 시간을 보냈다. (추추들이 이모는 왜 혼자 저기 앉아있냐며...)

아이유 조각집이 막 나왔을 때라, 정거장 라이브 들으며. 가을아침도 그렇고 정거장도 그렇고 도입부를 아무런 반주없이 노래 부르는 거 진심 신의 한 수. 아이유의 목소리만으로도 마음의 정화가 됨...

새해 첫날답게 계획 정리하는 시간. 우토가 선물해준 스타벅스 플래너, 아주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고맙습니다 🐌🤎


백천번을 들어도 늘 설레


공부하다 동기부여 받고 싶을 때 늘 듣는 음악. 프랑크프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협연이 세상 최고임. 이 조합을 진짜로 꼭 한 번 실제로 봐야지 내가 눈을 감을 수 있겠어...


닿케가 선물해준 목도리 하고


라이트하우스 카페에서 엉터리 만난 날. 약속시간보다 일찍 와서 공부했다. 정말 고맙게도 엉터리가 우토 이사선물 줬다. 설거지비누, 삼베 수세미, 대나무 칫솔, 고체치약 등등이 들어있는 엉터리다운 선물🤍 그나저나 고체치약 깨물 때마다 그냥 아그작 아그작 씹어 삼키고 싶은 건 나뿐인가... 아이스 브레이커스 먹는 기분이더라구...

저도 덕분에 감사히 잘 쓰고 있답니다 고마와요 엉터리 그나저나 우리 같이 찍은 사진이 나한테 없네 😔


어둠이 없으면 별은 빛날 수 없죠잉



다니는 스터디카페에 써있는 문구. 좋아하는 말 😇



삶의 모든 색



토요일 아침 일찍 스타벅스로 공부하러 나선 날. 기분 전환 삼아 구월동에 있는 스타벅스에 갔다. 한 9시간 정도 있었던 듯.

집에 가기 전, 지하에 있는 교보문고 들러서 책 구경했다. 서서 '삶의 모든 색'이라는 책을 읽다가 이입해서 울었다. 한 줄의 짧은 글과 페이지마다 그려진 일러스트로 인간의 생애를 담은 책이다. 내가 거쳐온 시간과 앞으로 거쳐갈 시간, 그리고 내 언니가 내 엄마가 내 할머니가 현재 거쳐가고 있을 시간들이 마음에 그려지다보니 눈물이 났다.



일요일 저녁, 강남에서


생각해보니 우리 셋이 만나서 파스타같은 거 먹은 적 없는 듯... 뭘 먹든 늘 술상이네. 이 날은 강남 진해장이라는 식당에서 곱창전골이랑 수육에다 우동사리 추가하고 볶음밥까지 먹었다. 이상하게도 얘네랑 있으면 술이고 밥이고 왜 뭐든 이렇게 맛있고 많이 먹게 되는지 모르겠음.


식당에서 2분 거리에 있는 카페로 2차


귀찮은 거 딱 질색인 우리는 밥 먹고 나오자마자 2차는 무조건 걸어서 3분 거리 이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먹고도 각자 음료 한 잔씩에 케이크 두개 시켜서 30분만에 먹고 나옴. 왜냐면 방탈출 하러 가야해서.

방탈출 달인 꺽정이가 미리 예약해둬서 처음으로 경험해본 방탈출. 문제 안풀고 자꾸 힌트만 쓴다고 애들한테 혼남. 마지막에 헛디뎌서 발 한 쪽이 물에 빠져가지고 양말 다 젖음.... 하 정말 싫었다 😮‍💨


성북동 한 가운데 있는 길상사


우토가 짠 데이트 코스. 길상사로 가던 길도 넘 좋았다. 그저 재미있었어 :) 나타샤와 흰 당나귀 시에 대해서, 우리나라의 3대 요정에서 길상사가 된 이유를 설명해주던 우토리✨ 내가 좋아할 곳에 늘 데려다줘서 고마버 정말 평화로운 시간이었어. 1월동안 가장 행복했던 순간!


절대로 간소하게 살 것. 날마다 버릴 것.


법정스님이 계셨다는 방에도 들어가봤다. 뭔가 기분이 이상할뻔 했는데 갑자기...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라는 책이 영어로 번역된 거 보면서 너라면 저 제목을 뭐라고 번역해볼래? 하면서 우토랑 한참 낄낄대다 나왔음.

우토가 please be happy everyone 이라고 해서 진짜 빵 터졌음 😂 너랑 있으면 뭐가 다 이렇게 웃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번역본은 < May all beings be happy >
근데 < 플리즈 비 해피 에부리원 > 가 더 와닿지 않음?


귀엽 우토리💛


도서관에 법정스님 책 포함해서 책이 5천권 이상 있다해서 갔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별로 없었다.

카페랑도 같이 있는 도서관이었는데 신기하게도 신발 벗고 들어가는 곳이었다. 바닥에 온돌을 깔았는지... 뜨뜻한 아랫목에 앉아 한참 놀다 나왔음.

으... 뜨뜻한 바닥 못 잃어🔥


세수도 안한 채 옷만 주워입고 나와 카페로 출동


길상사 갔다가 우토네 이사하고 처음 놀러간 다음 날. 우토네 집 뒷골목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각자 읽고 싶은 책 읽으며 커피 한잔. 사장님 아주 친절하셨는데... 그냥 셋이 대화하는 줄 알았서요 너무 작아서... 좋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일 카페 😅


오랜만에 삼치골목에서


우리 동네엔 유명한 삼치골목이 있다. 아영이가 좋아하는 인천집에서 삼종세트! 크크 아마도 아영이랑 같은 곳에 8년 전에 갔던 게 마지막 기억.

밤막걸리 먹어보고 싶어서 시켰는데 너무 달았다. 다음엔 곰표 막걸리 먹어봐야겠어


케이크러버스



로로 생일날 픽업으로 조각케이크만 사봤던 곳. 인스타에 올라오는 거 보니까 케이크도 매일 직접 만드시고, 퀄리티도 좋아보여서 눈 여겨보다가 아영이랑 방문. 아니 근데 커피 무슨 맛... 진짜 너무 맛있자나? 원두 선택도 아마 9가지를 할 수 있었던가? 기대도 안하고 있다가 눈이 뿅했음 👀✨

내가 조아하는 바나나케이크🍌랑 아영이가 고른 브라우니🤎 2층까지만 있는 줄 알았는데 3층까지 있어서 아영이랑 둘이서 조용한 시간 보냈다 :)


뛰어가는 뒷모습마저 하찮은 너



사유의 방 전시보러 아침일찍 부지런히 나왔다. 조선의 승려 장인도 보고 싶다고 해서 가보는 중.


반가사유상
사유의 방



우토가 보고싶다고 해서 왔던 전시.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을 예상해 우리답지 않게 오픈하기 전부터 와서 줄 서있었다. 자세히 보려고 안경 챙겨왔는데 사물함에 안경 넣어놓고 그냥 옴...

유명한 국보 앞에서 방가방가 반가사유상~! 국사 책에 나온 애들 아니냐면서 쟤보다 얘가 더 내 스타일이라며... 철딱서니 없는 말만 해대는 나 😂 언제쯤이면 이런 작품 보면서 감탄해볼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은 다 우토가 찍은건데 완전 잘 찍었다. 반가사유상은 물론이고 사유의 방이라고 지은 이름도, 길목에 있던 미디어 아트도 건축물도 조명도 다 멋있었다.





우토가 VR 체험인가 뭐시기인가 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미 예약이 꽉 찼었다. 그래서 현장예약 가능한지 보러 갔는데 1자리 남아서 우토만 하고 난 기다리는 중. 기다리느라 지루하지 않았냐며 서둘리 나온 유토 이마엔 VR 기기 자국 ㅋㅋㅋㅋㅋㅋ 아쉽지 않냐고 백번 물어봤지만 오히려 20분 남짓 사색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


우토가 사준 호랑이 손거울


어딜 가더라도 우토에게 기념품샵은 방앗간이라 꼭 들리는데, 깜짝으로 선물 준비해준 우토! 안그래도 호랑이 자개 보면서 '음 호랑이라니 내 스타일이군' 하면서 지나갔는데 우토가 딱 사왔음.

물욕이 그닥 없는 나. 그나마 욕심내는 게 손거울이랑 빗인데... 그거마저도 살면서 잘 산 적 없음. 그걸 안 유토가 꼭 선물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고마워 😇





아니 근데 우리가 그 많은 전시 중 사유의 방 빼고 두 군데 들렀던 전시에서 "야 무슨 베개가 저렇게 높냐 진짜 크다 아니 저걸 어케 베라는 거?" 하며 낄낄댔던 그 베갯모 장식이었음 ㅋㅋㅋㅋㅋㅋ 실제로 보면 진짜 큼


네모 안에 담긴 남산



차경 : 경치를 빌리다 /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주위의 풍경을 그대로 경관을 구성하는 재료로 활용하는 기법


우토가 국립중앙박물관은 차경으로 유명한 건물이라고 설명해줬다. 소유해서 벽에 거는 그림과 달리 창 안에 풍경을 담는거라고 한다. 남산이 담긴 건물이라니 참 멋지다.

우토가 어릴 때부터 자주 왔다던 이 박물관은 난 살면서 우토랑만 두번 와봤음..



아리산채 간짜장, 백짬뽕



이 날따라 짜장면이 먹고 싶었다. 배고픈 거 못 참는 날 위해 우토가 급히 알아보고 데려가줬다. 중학생 땐가, 간짜장 먹고 완전 급체해서 3일 고생한 이후 몇년간 안 먹었던 음식인데. 요즘 왜 이렇게 끌리지...? 짬뽕은 잘 안 먹지만 백짬뽕도 맛있었음!

그나저나 서울엔 간짜장에 계란후라이가 안올라가서 아쉽... 완두콩이랑 깨도 없음! 야박한 서울 인심! 눈 뜨고 코 베이는 곳! (계란후라이 안줘서...)



북클럽 숙제표



북클럽까지 올 정도면 이미 공부 습관은 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숙제 제출은 안해도 된다 하셨다. 대신 제출하는 숙제표. 무엇보다 코멘트 달고 공부시간을 체크하는 게 좋았다.

짱구가 공부하는 시간을 체크하기 위해서 타이머를 샀대서 나도 끌렸지만, 핸드폰으로도 충분하네.. 쩝



임모 실허 임모 실허
눈물은 방울방울🥲


하원 시키러 갔는데 함미미 말고 내가 왔다고 우는 추추투. 치즈 사왔다고 꼬시니까 눈물은 그쳤지만 여전히 뾰로퉁함. 근데 치즈 먹고 싶으면 두 손 내밀어야 한다니까 새초롬하게 두 손 내미는 추추투💜




와구와구



그놈의 땅콩 땅콩 땅콩!



어린이집 가는 길에 무조건 지나쳐야 하는 과일집. 옷 입은 땅콩 만져보고 싶다고 해서 허락 받고 만지는 중. 지나갈 때마다 임모 왜 땅콩은 옷을 입고 있어요...

근데 오늘 보니까 그 옆에 호두도 나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두는 왜 옷을 입고 있냐 물어보기 시작함


애들 등원 시키다 우연히 만남


한창 이삿짐 나르느라 체력 저하 및 스트레스 폭팔일 때, 우연히 이지해 만남! 나는 추추들 등원 시키고 오는 길이었고 이지해는 윤호 등원 시키고 은행 가는 길이었음.

이지해가 커피 사줬다 😇 잘 먹었습니다
폭풍 30분 수다 떨고 다시 이삿짐 나르러 갔음


까만부츠 : 나 / 회색어그 : 추추원



집에 갈 때 보니까 우리 둘이 신발 벗어놓은 꼬라지..


짱구가 보낸 카톡


가끔 나도 보고 놀라는 추추투 얼굴... 😅


다시는 사나봐라 다이소 공룡 화석 발굴 세트



추추들이 심심해하는 거 같아서 하원 시키기 전에 다이소에서 미리 사둔 화석 발굴 세트. 규조토 같은 재질로 만들어졌는데 가루날림 굉장히 심하고 뒷처리 끔찍...

그래도 추추들이 저 공룡 발굴하면서 굉장히 즐거워했다. 발굴 다 하고 공룡 화석 발굴하는 유튜브 영상 보여줌. (왜 공룡이 죽었냐고 왜 화석이 됐냐고 이천번 물어봐서)

근데 생각보다 빨리 발굴되서 (2분만에) 노는 건 금방이고 치우는 건 오래 걸렸음. 한번쯤 경험만 하면 좋을 듯...



수염 달린 추추투로 마무리


새해 첫날과 마찬가지로 이 날도 언니네 식구랑 우토네 매장 갔다. 우토랑 집에 같이 간다고 울던 추추투...

야 추추투 너 수염 났어!!! 하고 장난 쳤는데 안 믿길래 스노우 어플로 수염 난 거 보여줬더니 저렇게 좋아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나서 퇴근한 유토랑 점심 먹고, 그 뒤로 유토가 호되게 아파서 사진 없음. 삼일 내내 간호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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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자마자 세수도 안한 채로 동네 카페 갔던 아침



우토야, 안녕.
매년 결혼기념일이 그랬듯, 이번도 뇌리에 남을 기억이겠다.
밤새 끙끙거리던 너와 그 옆에 쪼그려자던 나.
특별한 일 하나 없는 날이지만,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이 되는 하루야.



첫번째 알람이 울리고, 두번째 알람이 울리기 전에
꾸벅 선잠에 들었는데, 우리가 웨딩촬영을 하는 꿈을 꿨어.
이상하게도 배경은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인데
이름만 같았지 풍경은 전혀 달랐고
그 곳에는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들이 많았어.

사진에서만 봐왔던 여러가지 컨셉들이 보여서 신기했는데,
우리는 웨딩촬영을 예약하지 않아서
그 곳에 있던 작가에게 급히 부탁하는 꿈이었지 뭐야.
우리에게 일어날 법한 일이어서 그랬는지
꿈에서도 어이없고 웃겼어.



너는 출근을 하고, 나는 근처 맥날에 앉아 편지를 쓰고 있어.
쓰기 전까지 할 말이 참 많았는데..
막상 쓰려고 보니 실없는 소리만 하고 있다.









갑자기 너와 만나기로 결정하던 그 날이 떠오르네.
7년 전 오늘이었지.

그 때 내 카톡 프로필 메세지는 ‘미래로 나아가자’ 였고
혼자 배에서 노를 젓고 있던 그림이었는데,
너에게 가는 길이라고 설명했던 기억이 나.
(생각해보니 이 말도 참 나답네.
둘이 노 저어서 함께 가는 게 아니고,
혼자 노 저어서 너한테 가는 길이라고 말하는 거)


그 때의 나는 상상이나 했을까.
열심히 노 저어서 너에게 갔다가
둘이 함께 노 저어서 여기까지 오리란 걸.

아마 몰랐을거야.
너와의 만남은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지만,
이렇게 길게 가리라 예상은 못했었거든.


사람을 만나고 떠나는 일이 어렵지 않았던 나여서
너와도 그리 오래 가지 않을거라 생각했을 수도 있고,
애초에 인생에 결혼이란 걸 염두에 두지 않았기에
오늘을 정말 상상도 못했을거야.







얼마 전 승현이랑 단둘이 자던 밤이 있었어.
불을 다 끄고 누워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지.
승현이에게 꿈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자기는 꿈을 꾸기 싫대.
왜냐고 물었더니 괴물이 나올까봐 무섭대.

그래서 내가 승현이를 사랑하는 요정은
승현이에게 멋있고 귀엽고 이쁜 꿈만 보여줄거라고 했는데도
꿈을 안 꾸고 싶대.
그러면서 묻더라? 꿈을 왜 꾸는거냐고.

뭐라고 말을 해줘야할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꿈이었나? 이렇게 말할려고요?“ 라고 말했어.





너도 알다시피 원래 나는 결혼에 대해서 부정적이었잖아.
어렸을 때부터 엄마 아빠를 봐오면서
행복한 가정을 대한 그림을 그린 적이 별로 없거든.

내가 봐왔던 것만이 전부인 양 믿었던 어린아이였지.
그런 일이 없으려면 애초에 일어나지 않게
원인을 제공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이었겠지?
나라는 사람이 원체 방어기질이 있는 편인데다
알을 깨고 나갈 수 있다는 믿음도 없었나봐.


그런 내가 너와의 결혼생활을 6년을 했네.




그동안 나 어땠어?


많이 부족했지.
너를 많이 헤아려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돈을 많이 벌어오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매일 맛있는 걸 해준 것도 아니고.
여전히 불안한 길 위에 서 있는 기분에 살게 하고 있으니.

어느 하나 좋은 걸 안겨주지 못했네.

아픈 걸 알면서도 출근시켜야 했던 오늘이
어찌나 미안한지 모르겠다.






다시 승현이와의 대화로 돌아가자면
승현이는 어쩌면
나처럼 방어기제가 있는 아이일 수 있겠다 생각했어.
그래서 말을 잘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어.


뭐, 큰 도움은 안될 수 있어도
살면서 이 말을 떠올리면 작은 용기는 생길까 싶어서.
자기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이모가
그리고 적어도 자기보다 30년을 더 살아본 사람이 해준 말을
무의식적으로 기억할 수도 있잖아?




“승현아. 그저께 먹었던 닭다리 과자 기억나지?
승현이가 안 먹어본 과자여서 안 먹겠다고 했잖아.
그렇게 좋아하는 꼬꼬가 그려진 과잔데도.
그런데 막상 먹어보니까 어땠어? 맛있었지?

그 때 이모가 그랬잖아.
맨날 먹던 거 말고 새로운 걸 도전해보면
맛있는 과자를 찾게 될 수도 있다고.
그랬더니 승현이가 뭐라 그랬어?
마법 같다고 박수 쳤잖아.

꿈을 안 꿔봐서 꿈이란 게 무서울 수 있지만
막상 꿔보면 아이언맨처럼 하늘을 나는 꿈,
슈퍼카를 타고 씽씽 달리는 꿈같이
엄청 멋진 꿈을 꿀 수도 있어.

만약 꿈꾸기 싫으면 안 꿔도 되.
뭐든 억지로 할 필요는 없어.
그런데 또 막상 해보면 재밌을 수도 있을거야.”







나에게 지난 6년은 마법과 같았어.


맛없을 거 같아서 고르지도 않던 과자가
이젠 최애가 되어버린 수준을 넘어섰지.
그냥 새로운 세계가 열려버린거야.
매번 이럴 수도 있다고? 를 외쳤지.
(감탄 또는 한탄… 중의적 표현)
누군가 나를 꼰대라 불러도 결혼이란 거
인생에서 한 번쯤은 경험해 볼 만하다고 말할거야.



해보지도 않았던 결혼을 두려워했던 나에게
결혼이란 게 얼마나 행복한건지,
서로가 얼마나 소중해질 수 있는지,
부부가 된다는 게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건지 알려줘서 고마워.



음 어쩌면 네가 아니었어도 결혼을 했을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분명 이와 같진 않았을거야.
아냐. 나는 네가 아니었으면 영영 몰랐을거야.



우리가 걸어온 모든 순간이 꽃길은 아니었지만
너는 매순간 내게 꽃다발을 안겨줬어.
꽃다발을 준비했을 그 마음이
얼마나 귀하고 고마운 일인지 이제 알아.


만약에라도 어느 순간
‘꿈이었나?’ 하며 잠에서 깬다면 얼마나 슬플까.
영영 깨고 싶지 않을 꿈일거야.


앞으로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우리가 함께한 모든 시간 영원히 박제.
내가 먼저 죽으면 너 무조건 순장. 알지?



나의 영원히 깨지않을 꿈같은 사람아.
결혼 6주년 축하해.
그동안 건강히 옆에 잘 있어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항상 건강만 해줘. 사랑해.




2022년 1월 31일,
6번째 결혼기념일에 조이가.



https://youtu.be/kTxHcHvUw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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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지은 우토의 까치집




6번째 결혼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만난 우리는


목감기에 걸려 아프다고 골골 대던 우토는
같이 먹었던 점심이 호되게 체했는지
집에 와서 속을 다 게워내곤, 겨우 잠이 들었다.


그 옆에 앉아 한참을 손을 주물러주다,
올드 무비 ost 플레이리스트를 켜놓고
읽고 싶었던 소설을 다운 받았다.


우토가 잠이 들면 책상에 앉아
해야할 일들을 좀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지금만큼은 나에게
네 곁에서 보내는 따듯한 시간을 선물해줄까 한다.


너도 따스히 잘자고 일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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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추기록

추추기록 7

2022. 1. 24. 15:17
미모 사랑해요


(아침에 갑자기 내 방에 들어와서는)
원 : 미모 우리 결혼해요
나 : 뭐?????? 이모랑 결혼하자고?????
원 : 네 미모랑 결혼할래요
나 : 왜? 승현이 너 결혼이 뭔지 알아?
원: 네 엄마랑 아빠랑 사랑해서 결혼한거예요
나는 엄마랑 결혼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미모랑 결혼할거예요 미모 사랑해요



우리 둘이 나들이 간 날




나 : 이현아 눈이 오네
투 : 어 먼지 아니예요?
나 : 아니야 눈이야 아주 작은 눈! 이현아 보여?
투 : 네 보여요 곰돌이가 고맙대요
(추추투가 곰돌이 안고있었음)
나 : 곰돌이가 왜 고맙대?
투 : 눈 보여조서요
나 : 그리구 또 곰돌이가 뭐라 그랬어?
투 : 사랑한대





추추들 예뻐해주시는 프레시 매니저님



원 : (소리치며) 안녕하떼여 야구르투 아줌마!
줄거운 하루 되세요~~~~
야 : 아이구 안녕하세요 오늘 너네 기분이 좋구나



산다라 추


요즘 너병 걸린 추추투 시리즈

1. (집에 손님이 오셔서 내가 마스크를 끼니까)
투 : (손으로 마스크를 가르키며) 어? 너 어디가?
나 : 얔ㅋㅋㅋㅋ 나 어디 안가거든?
너라고 부르지 말았으면 해


2.
투 : 임모 이구바요 곰돌이 사탕이에요
나 : 우와 이현아 사탕 맛있겠다. 오빠꺼는?
투 : 오빠꺼? (뛰어가서) 함미미 오빠꺼 사탕 주세요
나 : 이현아 이모꺼는?
투 : 임모꺼? (바로 일어나서 가려고함)
나 : 아냐아냐 이모 안 먹어
투 : 왜? 너는 화당해서 못 머거?

(화장 안했고 왜 화장하면 못 먹는건지 이해 못했음)


3. (물고기 낚시하다가 내 입술에 상처 있는 걸 발견)
투 : 어? 너 입이 왜 그래?
나 : 응 이모 여기 입 다쳤어
투 : 여기 왜 다쳐떠? 부디쳐떠?
나 : 응 이모가 문에 쿵 하고 부딪혔어
투 : 이현이가 호 해주께 호~~~~
원 : 미모 눈이 안 보여서 문에 부디쳐떠요?


4. (아이패드 가지고 놀다가 잠깐 일어나려고 하니)
투 : 아냐 너도 안자! 너도 여기 와서 안자!
나 : 싫어 이모 계속 앉아있으니까 힘들어
투 : 너 힘드러?


추추투가 되고싶다는 애 : 아기상어



투 : (신나게 노래 부르는 중)
나 : 이야 이현이 가수 해야되겠네
투 :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으응으응~!
나 : 그럼 뭐 되고 싶은데?
투 : 아기땅어



수업 들어가기 전 간식타임



원 : 미모 왜 어린이집 안가고 치과 먼저 가여?
나 : 승현이가 이빨 아플까봐 먼저 가서 치료 받으려구
원 : 고맙뜹니다 미모! 근데 이가 계속 아파여
나 : 이가 계속 아파? 우리 얼른 치과 가자!
원 : 이빨요정이 안 나타나서 이가 계속 아파요
내 이빨을 돌려줘!
나 : ㅋㅋㅋㅋㅋㅋㅋ
원 : 미모 이빨요정이 왜 내 이를 아프게 하는거예요?
나 : 사탕 먹고 이 안 닦으면 이가 아파질 수도 있어
원 : 이 이야기 하지마!!!
나 : 알겠어 안할게
원 : 미모 그런데 이가 썩으면 이빨요정이 튼튼하고 뾰족한 이빨을 준대요 정말 고맙습니다 요정님




둘이 빽다방 가서 수박주스 한 잔 시켜놓고



투 : 달달 무슨 달 남산 위에 떠찌
나 : 아니 이현이 얼굴에 떴는데?????
투 : (탁탁 손으로 내 뺨을 치며) 아니 임모 얼굴에 떠찌
나 : (어리둥절)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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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선

그 해 12월은

2022. 1. 18. 17:57
스카 휴게실에 붙어있는 포스트잇들


12/6에 스카 등록하러 갔는데 그 뭐냐 이름이 갑자기 기억이 안나네 그 등록하는 기계 맥도날드에도 있고 자동기계. 여튼 그 기계에 신용카드가 꽂혀있어서 주인 찾아줌. (내가 바로 울동네 오지랖퍼!)

다다음날인가 도시락 먹으러 휴게실 갔더니 붙어있었던 쪽지. 사실 카드 찾아줬더니 뭔가 째림 당한 거 같아서 속으로 '뭐야? 설마 날 도둑 취급?' 했었다. 스카 안이라 뭐라 말은 못하고 카드만 띡 하고 건네줬어서... 그러나 결말은 훈훈했다. 항상 행복하겠습니다 :)


센터 화장실에서


한창 엄마가 일하느라 바빴어서 나 혼자 추추들 케어하던 시절... 매주 화/목은 추추원이 센터를 다니는 날인데 엄마가 바쁘니 추추투도 데리고 다녔어야 했음.

쉬는 시간에 셋이 화장실 가서. 세면대는 두개지만 꼭 오빠랑 똑같은 세면대에서 씻어야겠다는 추추투를 안고.

추추원은 "일 이 땀 따 오 육 틸 팔 구 띱! 코로나 바이러스 뎌리가!" 추추투는 "일 이 담 오 구! 더리가!"
하며 손 씻는다


우토랑 테라로사 커피 갔다가


우토랑 삼성역에 있는 테라로사 커피에 갔다
2층짜리의 엄청나게 큰 규모와
다양한 책들도 있고, 조용해서 좋았던 곳

이 때는 우토가 한창 피곤해하던 때라 만나면 맨날 졸았다. 이 때도 카페에서 엎드려 잤음.. 짠해

포스코 건물 앞에서 트리랑 사진 신나게 찍었다
크리스마스 느낌 물씬✨


나 control + C / V 수준


만나서 고기 먹고 카페 갔다가 스사 찍음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노는 코스가 똑같네 😂
뭐하자고 하면 토 안달고 늘 같이 해주는 바보마을
스사 찍자! 해서 스사 찍었는데 건너편에 하루필름이 있어서 "야 요즘에 하루필름이 유행한대!" 했더니
그럼 또 찍자! 해서 바로 두개 찍음

친구들이여 사.. 사... 사..... 사는동안 많이 버시오...




퍼가요~🤍



아영이 생일 맞이하여 개항로에서 만나 비건파스타 먹고 우리가 조아하는 커피집 갔다. 이런저런 필터 넣어 셀카 찍다가 하두리 필터 발견하고 신났음. 요즘 친구들은 틱톡인가 뭐시기인가 하는 세대라면, 우리 80년대생들에겐 하두리가 있다구 🤟


봉투 안에 곱게 넣어주신 돈



이제 이사 가야해서 짐들을 처분 중인데, 이제는 너무 오래되서 안 읽을 책들을 팔고 번 돈. 알라딘에도 팔고, 당근에도 팔았지만 아직 팔아야할 책은 30권 넘게 남은 듯.

추추들 장난감도 팔고 이제는 너무 커버려서 못 쓰는 뽀로로 국민문짝이나 보행기 같은 것도 팔고!
아이참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이거봐. 내가 뭐랬어?"


추추투는 나가려고 잠바 입히면
실허! 답답패! 답답패! 하는데..

밖에 추워! 하면서 억지로 입히기도 하지만,
그럼 "우선 입고 나가서 결정해봐. 나가서도 답답하면 벗고, 혹시 추우면 입자!" 라고 말한다

그랬더니 추추원이 그걸 기억하고는
자기네 집 가서는 추추투한테
"그럼 너 나가서 결정해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애들 앞에서는 무조건 고운 말 예쁜 말 써야지


Notting Hill, 1999


영어공부 한답시고 켠 노팅힐이었지만
공부는 뒷전이고 이입해서 아주 재밌게 잘 봤다.
같은 거 보고 또 보는 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유난히 보고 또 봐도 재미있는 영화들이 있다 :)


불광얼큰즉석우동



우토 집 보러 간 첫 날
아마 계약하게 되겠지! 라는 기대와 희망을 품고
기쁜 마음으로 먹었던 그 동네의 우동.

멀리서 봐도 맛집 포스 좔좔 흘렀었고 늦은 시각이었음에도 손님들이 꽤 많았다.

나는 두꺼운 면을 별로 안 좋아해서 우동을 잘 안 먹는데, 이 집은 생면이라고 해서 시켜 먹어봤음. 우토는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 나도 맛있게 먹었지만 우동은 거의 다 남겨서... 다음엔 모듬 오뎅 시켜먹어야지!



시크릿 주주 매니큐어 사서
손톱에 발라주고 스티커 귀걸이 해줬던 날.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예쁘게 찍어주셨다 :)

근데 원래 추추투 저렇게 안 웃고
이계인 아저씨처럼 웃는데...


미고의 고운 마음들


미고네 집들이 간 날! 크리스마스 이브였는데
우리 온다고 예쁘게 꾸며준 미고!
맛있는 밥도 해주고 커피도 만들어주고
쌀빵도 주고 비싼 딸기도 주고 🍓

나 한국 온 거 환영해준다고
joy 도 사서 꾸며줌... 울 미고 감동


미고네와 너무 잘 어울리는 것들


우리가 집들이 선물로 준 장식
유리 트리 안에서 반짝이들이 춤을 추는데 완전 예쁨
노래도 나오고! 집이랑 완전 찰떡✨

왼쪽에 있는 몬스테라는 오늘 미고가 이름을 지어줬다. 모니 (넌 대체 뭐니에서 따옴)
무럭무럭 자라거라 모니야 🌱


merry christmas eve in 2021


아쉽게도 혼다는 아기가 갑자기 콧물나서 못 왔지만
셋이서 기념사진도 남기고 좋은 시간 보냈다

어느덧 우리가 함께 한지도 13년째.
각자 멀리 떨어져 살기도 하고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서로 사는 게 바빠서
만나는 일도 쉽지 않은데
한달에 한번은 꼭 날 잡고 만나려고 노력하는 사이💕


캐나다에서 살면서 슬픈 일 중 하나는
뒤늦게 카톡으로 함께 찍은 사진 볼 때다 ㅜ.ㅜ
우리 한국에 있는동안 자주 만나요🤍



그렇다고 합니다


지난 번 짧은 근황에서
붕어빵 잉어빵 차이 왜 안알려주냐고
알려달라고 하신 구독자분들이 계셔서 올립니다

저는 팥이 머리부터 발 끝까지 들어있는 잉어빵판데
각자 자기가 무슨 파인지 댓글 남겨주세요
만날 때 사갑니닷


폴바셋 딸기아이스크림 짱맛



크리스마스날, 우울한 마음 한 가득 안고 있다가
갑자기 아영이 생각이 나서 급 여의도로!

크리스마스니까 '산토'가 준비한 예쁜 선물과 함께🤍
딸기귀신한테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 준 아영이🍓
짱 맛있!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준 모래놀이 세트 feat. 개미


추추투가 모래놀이를 좋아해서
모래만 있으면 두시간은 뚝딱 (사실.. 체감 뚝딱 아님)
개미를 무서워하는 추추투는 개미 안 가지고 놀다가
쟤네 아침 먹으라고 할 때만 가지고 놀았음


바닥에 나뒹구는 개미들


크리스마스 날 언니가 보내준 사진인데
추추투가 개미 싫다고 방바닥에 다 던져버림

추추투 네놈 성격...


엇.. 이계인 아저씨?
귀여워라 통통이 추추투



본 적 없는 아기 추추투 시절


오랜만에 우체국 방문


우토 집 보러가기 전
잠깐 짱구네 집에 놀러간 날 이었는데
사당역 플랫폼에서 지갑을 발견했다

덩그러니 혼자 놓여있는 지갑을 우토가 발견했고
내가 주워서 주인 찾아줌
택배로 보내드렸는데 사례금을 주셨다...💵
착한 일 하면 복이 옵니다 여러분


홍예문, 동인천


제로 만나러 카페 가는 길

아니 지도 상으로는 저 홍예문 사이에
분명 길이 나 있어야 하는데
저기서 한참 헤매다가 결국 다른 길로 갔음

아니 무슨 해리포터에 나오는
킹스 크로스역 9와 3/4 승강장이냐고?
그냥 홍예문 벽으로 달리면 되냐고?


인천 앞바다가 보이는 wknd lounge cafe



인천 산다고 하면, 인천 앞바다 보이냐고 물어보는데
근데 우리동네는 진짜 인천 앞바다 보임


아주 옛날에... 우토한테 인천 산다고 했더니
바다 보이냐고 물어봐서
창문 열면 바로 낚시 가능하다고 말했더니
잠시 잠깐 믿었었음. 바보야

이 날 언니들이랑도 얘기한건데
왜 맨날 인천 바다는 인천 앞바다라고 하는거지?


로로가 준 크리스마스 선물 💕

제이가 준 크리스마스 선물 💕


추추투의 장난감들


아침으로 제이가 선물해준 딸기케이크를 먹었던
추추투는 딸기케이크 장난감을 손에 꼭 쥐고 등원했다

그 날, 집에서 추추들 어린이집 가방을 정리하던
언니가 보내온 사진


첫째 두꺼비 로로



센터 간 날, 추추투가 읽는 동화책에 나온 로로

"로로야 소원이 있으면 말해보렴.
내가 모두 들어줄테니까!"


같이 버스 기다리던 추추들


셋이서 센터 갔다가 나는 먼저 버스 타고
집에 갈려고 버스 정류장에 서있는데,
추추원이 한참을 저리 쭈그려 앉아있었다.

같이 10분 정도 기다리다 버스가 와서 난 갔는데
가자마자 추추원은 소리없이 울고
추추투는 통곡하는 영상을 받았다

추추원은 내가 다시 떠난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되서
이런 헤어지는 순간도 힘들어하는 거 같다

근데 언니가
"이모는 지금 할머니 집에 가는거야.
이모는 찰스오빠 밥 주러 가야돼." 라고 설명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모는 찰스오빠 밥 주는 사람~!


💜



공부하다가 졸릴 땐 아이유
잠이 확 달아남.


옆에 어린왕자 표정



스카에는 사장님이 놓아둔 간식들이 있는데
아침일찍 안가면 간식 다 떨어짐

아 저거 이름이 뭐였더라
오트밀 머시기인데 진짜 맛있다...
공부하다보면 여기저기서 저거 까는 소리 들리는데
너무 귀엽다 ㅋㅋㅋㅋㅋ 다들 당 떨어지는 소리

저 날은 저거 딱 깠는데
1.5개 들어있는 행운을 만났던 날!
한 입에 털어넣음


내 동생 짱구는 못말려


짱구의 새해인사.

짱구는 언제나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끔 만든다. 짱구가 좋은 사람이니까 나도 좋은 사람이고 싶어.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이 있어야 하니까.
사랑하는 내 동생. 짱구



여기여기 붙어라!


언니가 저 사진 보더니
"뭐 보고 최고👍 하고 있는거야?"
"최고 아님. 여기여기 붙어라 하는 중임."

빨리 씻어야 하는데 딴 짓 하느라 내 말 안 들을 때,
빨리 밥 먹어야 하는데 텔레비 보느라 안 올 때 등등
산타 할아버지 다음으로 효과있는 말이다

"지금 ~ 할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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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추기록

추추기록 6

2022. 1. 15. 19:04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준 모래세트 feat. 개미


투 : 애두라 아팀 먹어 개미 아팀이야
나 : 얘네들 개미 먹을 수 있대?
투 : 응 개미 조아해
나 : 이현이는 개미 먹을 수 있어?
투 : 아니 이현이는 개미 무서워요



뽀뽀 아님 (내 얼굴에 입방구 하는 중)


(셋이 등원하는 길)

투 : 임모 하늘 바요 비행기가 지나가고 이떠요
나 : 그러네- 비행기가 지나가네. 승현아, 나중에 이모가 비행기 타고 이모 집으로 다시 돌아가면 어떡하지?
원 : (다급) 아 안돼요!
나 : 왜?
원 : (눈물이 차오르며) ... 미모 보고싶어. 나랑 같이가.
나 : (눈물이 앞을 가리며 말잇못...)
원 : 어... 미모... 미모 함머니 집에 있어요 (울먹)
제발 누가 도와주세요 네? 제발 도와주세요 (울먹)

(어린이집이 코 앞이라 둘 다 울면서 갈 수 없으니 분위기 쇄신을 위해)

나 : 승현아! 이모가 안아줄게! 비행기처럼!
원 : 꺄르르르를를ㅇㅇㅇㅇ
투 : 이현이도!!!! 이현이도 안아좈!!!!! 이현이돜!!!!!!
(밑에서 승현 신발 꼬집음)



새해 첫날 우토 만나러 코엑스 간 날


투 : (심술나서 원의 장난감 발로 차는 중)
나 : 어-허! 누가 지금 오빠 장난감을 발로 차요?
산타할아버지한테 잡아가라고 전화해야겠다!
투 : (소리치며) 아니야! 임모는 장낭꾸러기야!
나 : 아니지 이현이가 심술꾸러기지!
투 : 아니야 임모가 장낭꾸러기야! (으앙)
(산타할아버지 신봉자 2)


친구들 나눠준다고 사탕 챙겨가던 등원길



투 : 임모 이거 모에오? (장난감 국자를 가르키며)
나 : 이거 사탕이야 냠냠해봐
투 : 사탕? 이거 사탕 아니야
나 : 뻥이~야
투 : 뻥이? 이거 뻥이에요? 이거 뻥이 아니야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투 : 이거 깨물면 안대요? 이거 뻥이야?


아침마다 물고기 놀이 6개월째



투 : (세숫대야를 발로 차면서) 헤엄텨! 헤엄텨!
나 : 이현아!
투 : (툭툭 차며) 얼른 헤엄티라구!
나 : 이현아 이모가 이현이 빨리 가라구 발로 찬 적 있어요? 이모가 이현이 밀면서 빨리가! 하면 좋겠어?
투 : 아니요? 하짐마요
나 : 그럼 이현이는 왜 물고기 발로 차면서 헤엄치라고 그래? 물고기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할거야?
투 : 미안해요 미안해요 오빠 물꼬기 미안해요
(오빠 물고기는 연두색)


열매를 가르쳐준 날 이후, 볼 때마다 열매 외침 (3개월 넘음)


투 : 욜매! 욜매! 욜매가 있어요 턈새도 있네
나 : 참새가 승현이랑 이현이한테 뭐라고 했어?
투 : 사랑한대
나 : 참새가 이현이한테 사랑해 했어?
투 : 응 이현아 사랑해 해떠


우리의 거울셀카존



추돌이 시리즈

1. (추돌이라고 처음 부르던 날)
나 : 추돌아!
원 : 나 추돌이 아닌데 나 추승현인데
나 : 알아 너 추승현인 거. 근데 이모가 승현이 사랑해서 별명으로도 부르고 싶은거야. 추돌아!
원 : 나 추돌이 아니야 추승현이야 (진지하게 싫어함)


2. (위와 똑같은 반응으로 한달을 넘기던 어느날)
나 : 추돌아!
원 : 나 추돌이에요? 미모가 나 사랑해서?
나 : 응 승현이는 이모한테 추돌이야!
원 : (노래 부르며) 추돌이~ 추돌이~


3. (둘이 택시타고 가다가)
원 : 미모 나 추돌이라고 불러바요
나 : 추돌아! 야 이추돌! (야 이우토! 하고 부르던 습관때문에 이추돌이 튀어나옴)
원 : (진지한 얼굴로) 누구예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해 이모가 맨날 유토 부르던 게 튀어나왔어 야 이추돌!
원 : (내가 웃으니까 따라웃으며) 야 이추돌!
음... 야! 이모....돌! 야 이모돌!


4. (센터에서)
나 : 추돌아 여기! 이제 들어가야되 선생님께 배꼽인사!
원 : 턴탱님! 이모가 저를 추돌이라고 불러요
나 : (당황)


5. (이제 야 이추돌! 이 고유명사가 됨)
나 : 야 이추돌!
원 : 야 이모돌!


내가 못 만난 추추시절



투 : 임모 귤 빨리빨리
나 : 빨리빨리 뭐?
투 : 빨리빨리 까주세요
나 : 아니야 이모는 오늘 손이 아야해서 못 까! 원래 귤은 먹고 싶은 사람이 까는거야
투 : 이현이는 애기라서 못 까
나 : 아니야 애기도 귤이 먹고 싶으면 귤을 까서 먹는 법을 배워야해 세상은 원래 그런거야
투 : (소리 지르며) 이현이는 애기라서 못까!!!
나 : 그럼 너 언니 아니고 애기야? 너 평생 애기라고 불러도 돼? 애기야~~~~
원 : 애기야~~~~~~
투 : 이현이 애기 아니거든? 언니거든?
나 : 그럼 귤 스스로 까야지

원 : 나는?
나 : 승현이는 스스로 귤 깔 수 있어?
원 : 웅!!!
나 : 그럼 오빠네~~~~

투 : 임모 이구바~~~ (귤에 입방구 불고 있다)




단골 이비인후과 병원에서


(추추가 어린이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할 때 찍은 사진과 직접 만든 액자를 가지고 옴)

나 : 언니 이거 나 가져가도 되?
언 : 응 승현아 이모가 승현이 사진 가져가고싶대

원 : (멈칫) 미모가 어디에 가져가는데요?
나 : 아 아니.... 이모가 그냥 다이어리에 붙이려구....
원 : (울먹) 미모가 승현이 사진 어디에 가져가요?
어디에 가져가는데요? (오열)

(나 엄마 언니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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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with the old, in with the new.
오래된 생각이나 사물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한다


1.
이제 연말 카운트가 시작되었으니, 새해인사를 영어로 어떻게 할까에 대한 글을 쓰다가 알게된 표현이다. 사자성어로 말하자면, 송구영신(보낼 송, 옛 구, 맞을 영, 새 신)이 가장 비슷하겠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는 뜻으로 옛날에 구관을 보내고 신관을 맞이했던 데에서 유래된 말이다.


최근에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8억짜리 강연’을 듣고 에너지를 많이 끌어올렸다. 이 강연을 듣게 된 연유는 듣고있는 영어수업에 있는 과정 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1시간 30분짜리의 강연을 거의 매일 3-4분으로 쪼개 듣고 그 중에 마음에 드는 문장을 골라 녹음을 하고, 영어 문장 구조를 분석하는 수업이다. 덕분에 리딩 실력이 많이 늘어 영어가 재미있어졌고 특히나 자기계발이나 동기부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 즐거운 수업이었다. 지금도 기억 속에 남는 여러 문장들이 있는데, 내 에너지를 끌어올린 결정적인 부분은 이것이었다.



제가 대한항공을 타고 이륙 했다고 가정합시다. 조종사의 안내 방송입니다. “대한항공을 선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 비행기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모릅니다. 따라서 한 동안 여기저기 날다가 어디 괜찮은 데 있나 보겠습니다.” 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로 이렇게 살아갑니다. 자기 마음의 비행기를 조종하는데, 정확하게만 가면 전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는데 목적지를 모르기 때문에 쳇바퀴만 돌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들 중 누군가를 만난 후 5년 후에 다시 만났는데 그 사람의 인생이 똑같은 상태였던 적 있습니까? 여전히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여전히 가난하고, 여전히 직장생활도 문제고 5년이 지났는데도 변한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쳇바퀴를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행기가 계속 원만 그리면 어떻게 됩니까? 연료가 떨어지죠. 그러면 추락하고 맙니다.




2.
잘한다 잘한다 하며 당근을 쥐어줄 때도 잘하려 노력하지만, 채찍을 휘두를 때 집중력이 발휘되어 일을 처리하는 편이다. 대학 전공이 외식산업이라 전공 중 한식조리가 있었다. 생전 칼도 안 잡아본 내가 갑자기 요리를 잘할 리 만무했고, 교수님은 이건 개를 갔다줘도 못 먹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하시기 일쑤였다. 같은 해에 시에서 열리는 요리 경연대회가 있었는데, 교수님은 요리에 소질이 보이는 친구들을 따로 불러다 서류를 받으셨다. 당연히 나는 그 자리에 없었다. 평상시라면 그러지 않았을텐데 그 날은 왠지 모르게 오기가 생겼고, 반장(요리 못함)과 팀을 이뤄 서류를 작성해 제출했다. 당연히 결과는 탈락이었다.


이 길이 아닌가, 하며 씁쓸해있던 와중에 교수님께서 서류 통과한 팀 중에 한 명(요리 잘함)이 크게 사고가 나 대회 참가가 어렵다는 소식을 전하셨다. 갑작스레 남은 한 명(요리 못함)이 다른 팀원을 구해야한다고 말씀하셨을 때,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하여 요리 잘하는 두 팀과 우리팀은 근 한달 정도 수업이 끝나고 난 후 거의 매일 밤마다 대회를 준비했는데, 교수님은 정말 대놓고 우리를 봐주지 않으셨다. 상을 탈 가능성이 있는 다른 팀을 업그레이드 해주기도 시간이 모자랐는지 말이다. 나는 오기가 생겨 죽자 사자 달려들었고, 결국 우리는 대상을 따냈다.


남들이 나를 무시하면 ‘사람 잘 못 봤어!’ 하며 지고싶지 않다는 오기가 발동한다. 좋게 말하면, 오기를 할 수 있다는 에너지로 바꿨던 거다. 영어공부에 스퍼트를 올리게 된 것도 스타벅스에서 일하면서 무시당하고 부터다. 상대방이야 나쁜 의도가 없었을지 언정, 그 기분을 지울 수가 없어서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당장 내일 써 먹어야할 영어표현부터 외웠다. 그런 하루가 쌓이니 기본적인 소통은 가능해졌다. (어느 정도 말을 하게 되니 공부에 게을러진 건 함정..)





3.
한국에 돌아온지 5개월이 되었고, 삶을 회사로 따지자면 마땅히 이렇다할 큰 거래나 좋은 실적이 없으니 조금씩 무기력 해졌다. 영어는 손에서 놓지 않으려 꾸준히 공부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글쓰기와 기록을 시작한 것도 있다) 야금야금 에너지를 채우던 와중에, 브라이언의 저 문구를 만나며 내 일상은 조금씩 변해갔다.


질투는 단서이고, 방향지시와 같은 겁니다. 우리 인생 지도 위 하나의 점 같은 겁니다. 질투심이란 두려움, 남들과의 비교, 불안정함, 스트레스와 같은 것들에 가려져있는 욕망입니다.


따라서 스스로나 세상을 향해 질투심을 느끼는 대신에 영감을 얻고 동기부여를 느끼는 기회로 삼아야 해요. 무언가에 질투심을 느낀다면 스스로에게 기회를 줘야 합니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지 파악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거예요.




얼마 전, 팔로우하고 있는 동기부여 영상에서 나온 말이다. 아무도 나에게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그대로네.’ 라고 말한 이 없어도,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삶’이라고 스스로를 여겼던 모양이다. 다른 말로는 자격지심이라 부를 수 있겠다.


그리하여 오기처럼 자격지심을 디딤돌 삼아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돌아올 2022년의 1월을 기점으로 다양한 목표를 세워놓았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시간까지 설정했다. 아침잠 많은 내가 새벽에 일어나 명상과 확언 필사를 하고, 뉴스레터와 책을 읽고,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나를 믿는 시간이 하루의 시작이다보니, 하루종일 뇌가 좋은 생각들로 돌아가고 있다.


또한 송구영신의 뜻처럼 새로운 목표를 잔뜩 세워놓은만큼, 오래된 것들을 정리하고 있다. 나는 네이버 블로그 앱을 애용하는 편이고, 좋아하는 블로거들이 많다. 그러나 내 편향된 시야로 구성된 이웃목록을 보며, 이제 더이상 읽히지 않은 글을 쓰는 블로거들을 대거 삭제했다. 그리고 현재 설정한 목표에 맞는 블로거들을 찾아 팔로우했다. 또한 밀리의 서재에 담긴 책들도 바꾸기 시작했다.



4.
Shoot for the moon. 현재 내 카톡 프로필에 적힌 메세지다. 에너지가 올라올 때쯤 발견한 명언인데, Shoot for the moon. Even if you miss, you'll land among the stars. 달을 향해 쏘세요. 비록 길을 잃을지라도, 별들 사이에 도착할거예요. 즉, '꿈을 크게 가지면 도달하지 못해도 그 근처까지는 가게 된다'라는 뜻이다. 브라이언의 강연과 일맥상통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목표가 없다면 행할 것조차 없다. 뱅글뱅글 원만 그리다 추락하는 비행기가 되거나, 그저 어디 좋아보이는 곳에 착륙하는 비행기가 된다. 한시간 반동안 강연하고 8억을 받는 브라이언과 같은 삶을 살기 위해 목표를 세우진 않는다. 여전히 나는 안분지족의 삶을 추구한다. 그저 이를 양분으로 삼아 꾸준히 나의 분을 넓혀가는 사람이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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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에 상점들은 문을 닫는다.

유토와 오늘 하루를 함께 보냈다.
크리스마스같지 않은 크리스마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그래왔듯이
이번 파도도 무사히 넘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바다는 다시 잔잔해질 것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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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선

짧은 근황

2021. 12. 21. 23:03



나의 오랜 꿈은 딸기케이크 한 판을 사서 칼로 자르지 않은 채, 케이크판 그대로 위에 두고 포크로 와구와구 퍼먹는 것이었다. 우토 만나고 이 짓 맨날 함.... 하하하하 난 꿈을 이룬 자! '케이크는 남기지 않는다'는 나의 케이크에 대한 진실된 자세며 모토임.

겨울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여기저기 딸기케이크가 넘쳐난다는 것 🍓 한국에 오니까 맛있는 딸케가 넘넘 많다 행복해





나는 구황작물에 진심인 편. 고구마 감자 옥수수 밤..
맛밤도 굉장히 좋아해서 한인마트에서 중국산 맛밤도 자주 사먹었다. (한국 맛밤은 비싸서) 그걸 아는 토토는 스벅에서 주는 조식으로 밤을 선택해 여러개를 모은 다음에, 만나는 날 손에 잔뜩 쥐어준다. 나였다면 소세지빵 선택해서 쉬는 시간에 이미 먹었을 것..





아이패드 프로가 생겼다. 전혀 욕심 없다가 영어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 탐났었는데... 아니 세상 편하고 신기하고 재밌다. 언니가 애플펜슬 1세대도 줬는데 내가 가진 건 1세대가 호환이 안된다고 한다. (부들부들) 16만원이나 주고 살 형편은 아니라 검색해서 평 좋았던 짭플펜슬 구입함. 애플펜슬 써본 적은 없지만, 로랜택 펜슬도 필기감 좋고 블루투스 연결이 필요없는 애라 아주 편하다. 근데 그저께 스벅에서 숙제하다가 실수로 땅에 떨어트렸는데 펜촉 나감 -.- SO SAD...




잉어빵과 붕어빵의 차이를 얼마 전에 아영이에게 들었다. 이름이 다르니까 다르겠거니만 생각하고 뭐가 다른지 모르던 3n년. 두달 전에 홍셈이 붕어빵 얘기를 하길래 내가 만나서 붕어빵 먹자고 했는데, 자기는 잉어빵 말고 꼭 붕어빵이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 때도 차이를 찾아볼 생각 않고 알겠다고 그냥 넘긴 나란 애.

나는 붕어빵 말고 잉어빵을 좋아하고 있었다. 근데 몰라서 맨날 붕어빵 먹는다고 말하고 다님... 이제 당당하게 말할거야. 나는 잉어빵 파야!





이 날은 내가 데이트코스를 짰던 날이다. 전날, 내가 가고싶은 곳 다하래서 한강에스프레소 갔다가 우리바다수산에 대방어 먹으러 가기로 코스를 짰는데 아침에 전화와서는 오늘은 속이 안좋아 차가운 걸 못 먹겠다고 해서 국밥을 먹기로 했다.

만나서 국밥 먹으러 가는 길이었는데, 쉑쉑을 보더니 기웃대는 이우토... 그냥 한번 "우리 쉑쉑 먹을까?" 물어봤더니 반색하며 "그래도 돼?" 하며 뛰어가던 너. 바닐라 밀크쉐이크 시켜달라 했더니 무슨 엑스마스 쿠키쉐이크로 시켜가지고 온 너. 쉐이크가 너무 느끼하고 달아서 거의 남겼다. 네가 아무리 쉑쉑이어도 햄버거엔 무조건 콜라다!




이우토한테 놀러가서 얻어먹은 딸기크림 초콜릿 카스텔라. 고마와🍓겨울 시즌으로 나온 카스테라인데 생각보다 더 맛있었다. 생쥐같이 딸기크림 부분만 먼저 파먹었다. 배부른 상태로 맛있는 걸 먹는 것보다 배고팠을 때 맛있는 걸 먹는 게 더 맛있으니까! 이거 먹으면서 제이 생각이 많이 났다. 제이가 좋아할 맛이야!




어때요, 아기상어 같나요. 추추원 센터에 추추투까지 데려가는 날은 말 그대로 헬이다. 교실에는 장난감이나 각종 교구들, 신체활동에 필요한 그네나 미끄럼틀 등이 있기에 추추원이 들어갈 때 추추투도 굉장히 들어가고 싶어해서... 추추투의 주의를 끌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한 아이템들이 필요한데, 울고불고해도 못 들어간다는 걸 알기에 추추투도 어느정도 타협하고 논다. (짠함..)

아이템 중 하나는 다이소에서 공수한 1500원짜리 클레이. 아기상어 만들어 달래서 만들었는데 아기상어 콧구멍이 없다고 울고, 지느러미 한짝이 자꾸 떨어진다고 울고.. 하





콧물가래가 유독 심한 감기였는데, 처방받은 약에 그려있는 아이들. 너무 귀여워서 박제! 가래라고 그려놓은 울퉁불퉁한 애도 미치겠구 눈을 야리면서 짓고 있는 표정도 미치겠구 콧물이랑 가래랑 손잡고 걸어가는 모습도 미치겠구. 그린 사람 누구야 너무 웃기고 귀여워! 저거 찍고 있는데 추추투가 와서 물어본다.

투 : 임모 이거 모예요?
나 : 응, 콧물이랑 가래야.
투 : 콘물이랑 가래예요? 콘물이랑 가래가 똔잡고 어디 가고 이떠요?





요새 다짐한 게 하나 있다. 조금이라도 내 마음을 움직인 컨텐츠가 있다면 좋아요로 표현하기. 나는 지인들이 아닌 이상 SNS나 유튜브 등에 좋아요를 잘 누르지 않는 편인데, (흔적이 남는 게 싫어서 좋아요 짜게 주는 애였음) 별 거 아닌 포스팅 하나에도 좋아요가 눌리면 그게 또 기분이 좋더라고... 좋아요 숫자에 연연하는 편 아닌데도 괜히 스크롤 따라 올라가서 좋아요 몇개 눌렸나 확인하고 막. 이게 또, 해야겠다 하는 동기부여도 되고.

이제는 인스타, 블로그, 카페, 유튜브 등 마음에 들면 바로 하트를 눌러서 내 마음을 표현한다. 비록 저는 드릴 게 하트 하나밖에 없지만 힘내서 더 올려주십사.. 고맙게 잘 보고 있습니다. 하는 마음 가득 담아! 그래서 뉴닉에 의견을 내는 것도 열심히 참여함.





오늘 세실리아가 보내온 사진. 북카페 가서 찰리브라운 책을 폈는데 첫 장에 조이와 세실이 나와서 찍었다고 했다. 조이랑 세실이 함께 나오는 흔치 않은 순간. 스누피가 조이랑 세실한테 발렌타인 카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 귀여워 마음이 따뜻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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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추기록

추추기록 5

2021. 12. 15. 11:41


(유난히 추웠던 어느날, 셋이서 등원하고 있는데
과일가게에 있던 과일에 이불이 덮혀있는 걸 보고)

나 : 오 과일들도 추워서 이불을 덮고 있네
이현이랑 승현이도 오늘 추워서 잠바 많이 입었죠?
원 : 미모 왜 과일들이 이불을 덮고 있어요?
나 : 과일들은 옷을 안 입었잖아 그래서 과일가게 사장님께서 과일들이 추울까봐 이불 덮어준거야





(과일가게에 땅콩도 팔고 있음)

투 : 임모 땅콩은 왜 이불을 안 덮어써요?
나 : 저거봐 땅콩은 옷을 입고 있잖아
원 : 미모 왜 땅콩은 옷을 입고 있어요?
나 : 오늘 엄마가 아침에 옷 입혀줬지? 이현이랑 승현이 추울까봐? 그래서 엄마땅콩이 아기땅콩 추울까봐 옷 입혀준거래




(다음날)


투 : 땅콩이네 땅콩! (땅콩만 보면 이 말한지 한달째)
원 : 미모 땅콩이 옷을 입고 있어요
나 : 그치? 오늘 승현이랑 이현이도 추워서 장갑 꼈지? 그래서 땅콩도 추워서 옷을 입고 있지???
투 : 임모 땅콩도 당갑 껴떠요?
나 : 아니 땅콩은 손이 없대
원 : 미모 왜 땅콩은 손이 없대요?
나 : 그건 이모도 모르겠어 왜 땅콩은 손이 없을까?
원 : 잘 몰라요 미모가 알려주세요






(혼자서 애기들 밥 먹이고 씻기고 옷 입혀서
등원시키던 첫 날, 엄마 가게를 막 지나가다가
이미 등원시간 지남...)

엄 : (멀리서) 이현이 응가한 거 같은데?
나 : (기저귀가 축 늘어짐) 이현아 너 응가했어?
투 : 아니요?
나 : (기저귀 만져봄) 아니 물렁물렁한데? 너 응가했지
투 : 아니요? (요즘 아니요병 걸린 30개월)

(추추원을 급하게 엄마한테 맡기고
추추투를 슈퍼맨 자세로 안고 집으로 뛰어감)

투 : 이현이 응가 안해따구↗욕!!!!!
나 : (숨이 턱 끝까지) 너.... 응가한 거 같은데
투 : 이현이 응가 안핵써↗욕!!!!!!!!!
나 : 안돼 가야돼
투 : (으앙) 함미미 집에 안간다구↗↗↗욕!!!!!!!!!!

(집에 와서 기저귀 확인했는데 쉬도 안함)

투 : 이현이가 응가 안핵따구 해짜나↗욕!!!!!!!!!
나 : 미안해 이모는 너 응가한 줄 알았어 미안






(어제 아침, 등원하려 대문 나서려는데
추추투가 갑자기 응가하는 자체 취함)

나 : 어 이현아 너 지금 응가하는거야?
투 : 아니요?
나 : 이루와바 (기저귀 확인) 안했네

(걸어가는 도중)

나 : 이현아 아까 이모가 이현이가 응가 안한다고 했는데 응가한다고 오해해서 미안해
투 : 임모 왜 우엑이에요?
나 : 아니 오-해! 오해해서 미안하다구
투 : 우엑????
나 : 오-해! 오해가 뭐냐면 오-
투 : 우엑~~~~~~~ (하면서 뛰어감)




(하원길에 추추원 친구를 만남)

투 : 이현이 태건이 도아해
원 : 아니야 오빠 친구야
투 : 아니야 이현이 태건이 도아해

(태건이가 이현이를 예뻐해서
동생이 생기면 한이현이라고 부르겠다 선언함)




(등원 준비로 바쁜 아침,
느닷없이 내 화장대 의자를 번쩍번쩍 들며)


원 : 미모 나 힘이 쎄죠?
나 : 우와 우리 승현이 힘 되게 세다
근데 승현아... 뭐때문에 의자를 들고 있는거야?
원 : 내가 (헉헉) 힘이 쎄죠? (헉헉) 나 어때요? (헉헉)
나 : 우와 우리 승현이 진짜 멋있다 엄지! 최고! (박수)
원 : 그래요? (씨익 웃고 의자 내려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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