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주는 시간

1105

2023. 11. 6. 04:10

오늘은 내게도 의미있는 날이 된지 오래 됐어. 비록 이번처럼 통째로 잊어버린채 지나버린 적도 있지만. 하지만 내가 있는 곳은 아직 11월 5일이니 용서해줘. 분명 이 곳의 3일날 밤에 '우리의 시차와 거리따윈 가볍게 넘겨주겠어!' 라며, 한국의 5일 12시 땡할 때부터 축하해서 캐나다의 5일이 끝나기 전까지 축하해야지 하고 마음 먹었는데. 이럴수가. 한국의 5일은 모두 날려버렸지 뭐야. 너는 생일날 설레는 마음을 안고 공항에 갔을테고, 지금은 이미 대만에 도착해서 자고 있을 시간이겠구나. 대만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이미 6일이네. 하하. 

 

얼마전 네가 필사한 산문 중에 '편지를 받는 일은 사랑받는 일이고 편지를 쓰는 일은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늦은 답서를 할 것이다. 우리의 편지가 길게 이어질 것이다.' 라는 문장이 기억나. 그 문장이야말로 너의 사랑 표현 방법 중 한가지를 정확하게 표현한 것 같더라. 내 생일에 꼭꼭 눌러쓴 편지를 받고, 너의 생일에 기필코 답장을 하리라 다짐했어. 너를 사랑하는 마음을 어떻게 전할까하다 여기에 쓴다. 우리의 편지가 오래오래 이어지길 바라면서. (그러기엔 내 편지가 좀 적은 편이긴 하지..)

 

한국에서 다시 캐나다로 떠나오기 전, 편지만 모아둔 박스를 정리하다 네가 보내준 편지들을 봤는데 정-말 많았어. 중학교 3학년 때 받았던 까만 도화지 위의 하얀 볼펜으로 적힌 커다란 편지부터 올해 생일에 받은 아이패드 손편지까지. 나의 서툰 결정에도 누구보다 깊은 지지와 응원을 보내줬던 네가 곁에 있었기에 담대한 결정도 해보고 후회도 덜할 수 있었다는 걸 상기하게 되더라. 너에게 편지를 쓰면서, 너와 함께한 지난 날들을 되새기고 있는데 우리는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받았구나 싶어.

 

내가 아는 너는 보기보다 심지가 곧고 보기보다 뚜렷한 사람이야. 선한 마음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고, 모든 손길에 배려가 넘치지.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쉽게 거두지 않는 편이고 생각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사람이야. 또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사랑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잘 알고있는 사람이지. 이런 네 모습을 보며 반성하기도 하고, 많이 배우고 있어. 쓰다보니 다시 한번 깨닫는다. 네가 얼마나 내게 큰 존재인지. 그리고 다시 한번 다짐해. 나 또한 너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아 그리고 요즘 나의 취향이 무엇인지 답장에 써달라고 했는데. 음. 나는 인디밴드 취향은 아니었는데, 요즘 한국의 인디밴드 노래를 좀 듣고있어. '기다린만큼 더 - 검정치마'의 노래를 듣고 반해서 듣기 시작했어. 나는 노래 들을 때 가사를 잘 듣는 편이 아니라 가사보다는 전체적인 느낌에 끌렸어. 인디밴드는 언니네 이발관 말고는 잘 몰라서 처음 듣는 노래들이 많은데 보석같은 노래들이 꽤 많더라구. 발굴의 재미가 있어. 취향을 발견한다는 건 나를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인 거 같아. 아영은 음악에 일가견이 있으니 좋은 노래들 추천해줘. 

 

아영아. 5년 전 함께 한 아이슬란드 여행의 기억이 오늘까지도 삶의 고단함을 잊게하는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듯이, 이번 대만여행도 그러한 힘이 되는 여행이기를. 그리고 걷고-쓰고-읽는 아영의 모든 날에 해가 뜨길 바라면서 이만 줄일게.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

 

 

나도 생각만으로도 웃음이 터지는 그 곳의 사진을 첨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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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팟캐스트를 엄청 즐겨 듣는 편은 아닌데, 인생의 어느 구간마다 팟캐스트에서 힘을 얻던 때가 있었다. 연도별로 나열해보자면 2016년엔 송은이x김숙의 비보, 2020-21년엔 김하나x오은의 책읽아웃, 올해는 김하나x황선우의 여둘톡이다. 특정 구간이 캐나다에 머무르던 시기와 맞물리는 걸 보니 심적으로 외로웠기에 불특정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면서 위로를 얻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영상과는 다르게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기분을 안겨주니까. 이게 내가 라디오를 좋아했고, 라디오 작가가 되고싶었던 이유였을런지도.





초반엔 팟캐스트엔 없어서 팟빵 다운 받았음




이 스크린샷을 찍은 날은 시간대별로 나름 계획을 세워놓은, 내게는 잘 없는 날이었는데 유난히 계획대로 안되던 날이었다. 하지만 계획보다 더 멋진 하루를 보냈던 날이다. 혼자서 강남과 용인, 이태원, 용산을 돌아다니며 할 일과 하고싶었던 일을 하며 바깥 구경 신나게 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은 특히나 즐거웠는데 그건 바로 여둘톡 덕분이었다.


매주 화요일에 올라오는 여둘톡은 내게 새로운 낙이 되었다. 찰스와 산책을 하거나 러닝을 하러 가는 소중한 시간에 귀하게 아껴듣고 있다. 좋아하는 작가님들이라 책이나 SNS에서 자주 만나지만, 팟캐스트로 들으니 또 다른 느낌이다. 내게 다정하고 멋진 언니들이 두 명 더 늘어난 기분이랄까🤍









여둘톡에 올라온 에피소드 모두 다 좋았는데, 특히 두번째 에피인 '40대의 인생도 꽤 괜찮아'는 내게 많은 울림을 주었다.




- 친구가 꽃 좋아지면 나이든 거라는데, 하며 한숨과 함께 꽃사진을 보내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꽃의 아름다움을 잘 알게되는 나이가 된 거 아닐까요?

- 그렇죠. 더 어린 나이에 그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죠. 먹고 살기 바빠서 그럴수도 있고, 자연보다는 인공적인 것들에 더 관심을 빼앗겨서 그럴수도 있고. 내지는 스스로가 젊고 어리고 활기차고 이런 세계 속에 있다보면은 외부에서의 어떤 생기, 생명력 이런 것에 감흥이 덜하기도 한 거 같아요.

- 저도 갈수록 꽃이 참 예쁘고 겨울의 앙상한 가지들이 조금씩 조금씩 눈이 커지다가 봄이 되서 밝은 꽃들이 툭툭 피어나기 시작하는 거 보면, 산수유부터 시작해서 그게 너무 경이롭잖아요. 갈수록 참 경이로운 생각이 들고 그 꽃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너무 예뻐서 아 옛날에는 내가 이런 예쁨, 이런 아름다움을 몰랐구나. 그런데 나이드는 것은 참 근사한 일이구나. 아름다운 게 늘어나는 일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우토와 산책을 할 때면, 우토는 길가에 핀 꽃과 나무에 취해 한참을 서있는다. 나는 멈추지 않고 원래 속도를 유지하며 걷거나, 멀뚱히 뒤에 서서 사진을 찍는 우토를 바라보곤 했는데 올해 내 사진첩엔 꽃과 나무, 구름과 하늘로 가득하다.

드디어 나도 아름다운 게 늘어난 것이다! 어르신들이 카톡 프로필에 꽃 사진을 올려두는 걸 이해하게 되는 나이가 됐다는 뜻이고. 나이 드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 늘어나는 일이라는 말에 너무나 공감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특히 러닝을 시작하고, 자주 산(이라 부르지만 동네 언덕)을 오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에 유난히 감탄하던 요즘이었기 때문이다.





이 에피소드의 제목처럼 두 작가님들은 40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밑줄 치고 싶은 문장들이 많아서 몇 번이고 돌려 들으며 메모장에 기록했다. 나보다 먼저 40대를 경험하는 언니들이 40대도 꽤 괜찮다고 말해주니 한편으로 내 40대가 기다려지기도 한다. 과연 나는 얼마나 더 많은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을까?






약국에 갔을 때 어머니라고 호칭을 한다거나, 왜 40대 여성이면 당연히 자녀를 두고 있고 자녀의 보호자로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까? 우리가 조금 더 개인을 개인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 왜 사람을 하나씩 떼어서 생각하지 못할까?




이건 내가 일상생활에서 의식적으로 노력해오고 있는 부분이어서 더 공감이 갔다. 그러나 이 노력을 딱히 뭐라고 말해야할지 정리가 안됐던 상태였는데 '개인을 개인으로 바라보는 연습'이라는 말에서 아주 명쾌해졌다!


그리고 사람들은 우리 남편이~ 같은 말을 자주 쓰는데 왜 나는 우리 남편이~ 같은 말을 잘 쓰지 않는지 깨달았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나는 '관계에서 부여된 호칭'보다는 '개인으로서의 나'로 불리는 걸 더 선호하기에 상대방도 그렇게 불러왔던 것이다. 그렇다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해서 어떤 틀에 묶이고 싶지 않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나는 아내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남편의 만족도는 모르겠지만요 🙄



어느날 아침, 언니가 내게 보내온 메세지




추추들이 자라면서 관계에서 부여될 역할에도 충실하면 좋겠지만, 그 전에 먼저 자신을 자신으로 바라보는 경험부터 충분히 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우리부터 바뀌어야 한다. 같은 상황에서도 동생이니까 오빠한테 양보해, 오빠니까 동생을 지켜줘와 같은 말 대신에 할 수 있는 말은 무수히 많으니까.



무알콜 칭따오보다 허니버터칩을 더 선호하는 나




여둘톡의 모토가 "좋은 걸 좋다고 말하기"라 매번 에피마다 두 작가님이 좋아하는 걸 소개해주신다. 일명 영업한다고 말하는데, 에피 2에서 무알콜 칭따오에 대해 이야기하셨고 저 날 행복에 취했던 나도 영업 당해서 편의점에 들러 내가 좋아하는 허니버터칩(흰색이 더 맛있는데 노란색 뿐이었음)이랑 같이 사왔다.


저 날도 기분에 취해 글을 쓰려고 컴퓨터를 켰다가 두 세줄 쓰고 칭따오랑 과자만 먹고 잤던 기억.이미 한 달이 지난 기억이지만 이제서야 올리는 나는 으른이다. 게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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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주는 시간

오늘의 선곡

2022. 4. 16. 00:00
Rhapsody on the Theme of Paganini, Op. 43- Variation XVIII. Andante cantabile





글로 담을 수 없는 하루를
음악으로 말할 수 있어서 행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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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with the old, in with the new.
오래된 생각이나 사물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한다


1.
이제 연말 카운트가 시작되었으니, 새해인사를 영어로 어떻게 할까에 대한 글을 쓰다가 알게된 표현이다. 사자성어로 말하자면, 송구영신(보낼 송, 옛 구, 맞을 영, 새 신)이 가장 비슷하겠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는 뜻으로 옛날에 구관을 보내고 신관을 맞이했던 데에서 유래된 말이다.


최근에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8억짜리 강연’을 듣고 에너지를 많이 끌어올렸다. 이 강연을 듣게 된 연유는 듣고있는 영어수업에 있는 과정 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1시간 30분짜리의 강연을 거의 매일 3-4분으로 쪼개 듣고 그 중에 마음에 드는 문장을 골라 녹음을 하고, 영어 문장 구조를 분석하는 수업이다. 덕분에 리딩 실력이 많이 늘어 영어가 재미있어졌고 특히나 자기계발이나 동기부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 즐거운 수업이었다. 지금도 기억 속에 남는 여러 문장들이 있는데, 내 에너지를 끌어올린 결정적인 부분은 이것이었다.



제가 대한항공을 타고 이륙 했다고 가정합시다. 조종사의 안내 방송입니다. “대한항공을 선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 비행기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모릅니다. 따라서 한 동안 여기저기 날다가 어디 괜찮은 데 있나 보겠습니다.” 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로 이렇게 살아갑니다. 자기 마음의 비행기를 조종하는데, 정확하게만 가면 전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는데 목적지를 모르기 때문에 쳇바퀴만 돌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들 중 누군가를 만난 후 5년 후에 다시 만났는데 그 사람의 인생이 똑같은 상태였던 적 있습니까? 여전히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여전히 가난하고, 여전히 직장생활도 문제고 5년이 지났는데도 변한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쳇바퀴를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행기가 계속 원만 그리면 어떻게 됩니까? 연료가 떨어지죠. 그러면 추락하고 맙니다.




2.
잘한다 잘한다 하며 당근을 쥐어줄 때도 잘하려 노력하지만, 채찍을 휘두를 때 집중력이 발휘되어 일을 처리하는 편이다. 대학 전공이 외식산업이라 전공 중 한식조리가 있었다. 생전 칼도 안 잡아본 내가 갑자기 요리를 잘할 리 만무했고, 교수님은 이건 개를 갔다줘도 못 먹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하시기 일쑤였다. 같은 해에 시에서 열리는 요리 경연대회가 있었는데, 교수님은 요리에 소질이 보이는 친구들을 따로 불러다 서류를 받으셨다. 당연히 나는 그 자리에 없었다. 평상시라면 그러지 않았을텐데 그 날은 왠지 모르게 오기가 생겼고, 반장(요리 못함)과 팀을 이뤄 서류를 작성해 제출했다. 당연히 결과는 탈락이었다.


이 길이 아닌가, 하며 씁쓸해있던 와중에 교수님께서 서류 통과한 팀 중에 한 명(요리 잘함)이 크게 사고가 나 대회 참가가 어렵다는 소식을 전하셨다. 갑작스레 남은 한 명(요리 못함)이 다른 팀원을 구해야한다고 말씀하셨을 때,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하여 요리 잘하는 두 팀과 우리팀은 근 한달 정도 수업이 끝나고 난 후 거의 매일 밤마다 대회를 준비했는데, 교수님은 정말 대놓고 우리를 봐주지 않으셨다. 상을 탈 가능성이 있는 다른 팀을 업그레이드 해주기도 시간이 모자랐는지 말이다. 나는 오기가 생겨 죽자 사자 달려들었고, 결국 우리는 대상을 따냈다.


남들이 나를 무시하면 ‘사람 잘 못 봤어!’ 하며 지고싶지 않다는 오기가 발동한다. 좋게 말하면, 오기를 할 수 있다는 에너지로 바꿨던 거다. 영어공부에 스퍼트를 올리게 된 것도 스타벅스에서 일하면서 무시당하고 부터다. 상대방이야 나쁜 의도가 없었을지 언정, 그 기분을 지울 수가 없어서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당장 내일 써 먹어야할 영어표현부터 외웠다. 그런 하루가 쌓이니 기본적인 소통은 가능해졌다. (어느 정도 말을 하게 되니 공부에 게을러진 건 함정..)





3.
한국에 돌아온지 5개월이 되었고, 삶을 회사로 따지자면 마땅히 이렇다할 큰 거래나 좋은 실적이 없으니 조금씩 무기력 해졌다. 영어는 손에서 놓지 않으려 꾸준히 공부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글쓰기와 기록을 시작한 것도 있다) 야금야금 에너지를 채우던 와중에, 브라이언의 저 문구를 만나며 내 일상은 조금씩 변해갔다.


질투는 단서이고, 방향지시와 같은 겁니다. 우리 인생 지도 위 하나의 점 같은 겁니다. 질투심이란 두려움, 남들과의 비교, 불안정함, 스트레스와 같은 것들에 가려져있는 욕망입니다.


따라서 스스로나 세상을 향해 질투심을 느끼는 대신에 영감을 얻고 동기부여를 느끼는 기회로 삼아야 해요. 무언가에 질투심을 느낀다면 스스로에게 기회를 줘야 합니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지 파악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거예요.




얼마 전, 팔로우하고 있는 동기부여 영상에서 나온 말이다. 아무도 나에게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그대로네.’ 라고 말한 이 없어도,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삶’이라고 스스로를 여겼던 모양이다. 다른 말로는 자격지심이라 부를 수 있겠다.


그리하여 오기처럼 자격지심을 디딤돌 삼아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돌아올 2022년의 1월을 기점으로 다양한 목표를 세워놓았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시간까지 설정했다. 아침잠 많은 내가 새벽에 일어나 명상과 확언 필사를 하고, 뉴스레터와 책을 읽고,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나를 믿는 시간이 하루의 시작이다보니, 하루종일 뇌가 좋은 생각들로 돌아가고 있다.


또한 송구영신의 뜻처럼 새로운 목표를 잔뜩 세워놓은만큼, 오래된 것들을 정리하고 있다. 나는 네이버 블로그 앱을 애용하는 편이고, 좋아하는 블로거들이 많다. 그러나 내 편향된 시야로 구성된 이웃목록을 보며, 이제 더이상 읽히지 않은 글을 쓰는 블로거들을 대거 삭제했다. 그리고 현재 설정한 목표에 맞는 블로거들을 찾아 팔로우했다. 또한 밀리의 서재에 담긴 책들도 바꾸기 시작했다.



4.
Shoot for the moon. 현재 내 카톡 프로필에 적힌 메세지다. 에너지가 올라올 때쯤 발견한 명언인데, Shoot for the moon. Even if you miss, you'll land among the stars. 달을 향해 쏘세요. 비록 길을 잃을지라도, 별들 사이에 도착할거예요. 즉, '꿈을 크게 가지면 도달하지 못해도 그 근처까지는 가게 된다'라는 뜻이다. 브라이언의 강연과 일맥상통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목표가 없다면 행할 것조차 없다. 뱅글뱅글 원만 그리다 추락하는 비행기가 되거나, 그저 어디 좋아보이는 곳에 착륙하는 비행기가 된다. 한시간 반동안 강연하고 8억을 받는 브라이언과 같은 삶을 살기 위해 목표를 세우진 않는다. 여전히 나는 안분지족의 삶을 추구한다. 그저 이를 양분으로 삼아 꾸준히 나의 분을 넓혀가는 사람이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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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주는 시간

나를 통해

2021. 11. 5. 12:50

 

Ploughed Fields ('The Furrows') Vincent van Gogh (1853 - 1890), Arles, September 1888

 

테오에게.

 

자연은 처음에는 언제나 화가의 접근에 저항을 하지. 하지만 자연을 정말로 진지하게 생각하는 화가라면 그 정도의 저항에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거야. 오히려 그런 저항이야 말로 승리를 거머쥐기 위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겠니? 그리고 자연과 진정한 화가는 그 근본에서 서로 일치하는 것이란다. 확실히 자연은 ‘손에 잡히지 않는’ 대상이지만 그래도 화가는 자연을 움켜쥐어야한다. 그것도 아주 단단히 말이다. 그렇게 한바탕 씨름을 하고 나면 이제 자연도 조금 유순해지면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거란다.

 

‘예술은 자연에 인간을 더한 것이다.’ 예술이라는 단어를 이보다 더 잘 정의한 말은 아직 듣지 못했구나. 자연, 현실, 진실, 하지만 실상 중요한 것은 예술가가 자연 안에서 찾아 내는 개념이나 특징이겠지. 거기에 적당한 표현을 찾아 주고, 원래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예술가의 일일 거야. 하나 하나 뜯어서 보여 주고 자유롭게 해 주고 그렇게 해석하는 일이지.

 

산책을 자주 하고 자연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다. 화가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여, 평범한 사람들이 자연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사람이다. 별을 그려서 희망을 표현하는 일, 석양을 통해 누군가의 열정을 표현하는 일, 이런 건 결코 눈속임이라고 할 수 없다. 실제로 존재하는 걸 표현하는 것이니까. 그런데 언제쯤 그릴 수 있을까? 늘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별이 빛나는 하늘을.

 

 

- 빈센트 반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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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오다

2020. 11. 25. 13:28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2 ㅣ Seong-jin Cho (HELSINKI, FINLAND)


소원 한 가지가 생겼다. 바로 조성진 피아니스트의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 공연을 실제로 보는 것. 정식 음반으로 발매되지 않아 유튜브로 음악을 듣고 있는데, 한 달동안 이 영상을 몇 백번은 보고 들은 듯 하다. 처음엔 유튜브에서 조성진 님의 드뷔시를 듣다가 알고리즘으로 뜬 이 음악을 우연히 듣게 됐는데 처음엔 어 좋다, 하고 듣다가 나중엔 푹 빠져 이 영상을 계속 돌려봤고 다른 나라에서의 공연도 찾아 들었다. 듣다보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심장이 쿵쾅거리고 벅차오른다. 공부할 때에도 틀어놓는데, 영상을 보느라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클래식에 입문하려고 여러번 시도했지만, 늘 스쳐가는 풍경처럼 '아, 이 곡 들어봤어. 유명하지.' 로 끝나고 말았는데. 내 마음을 뒤흔드는 음악을 만나고나니 어떤 마음으로 쓴건지 작곡가의 생애가 궁금해지고, 다른 피아니스트의 버전은 어떤지 들어보게 되고, 그 시대의 다른 작곡가는 어떤 음악을 만들었는지 궁금해진다. 클라리넷과 호른의 소리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이제야 알았다. 이렇게 빠져드는거구나, 싶다. (지금도 공부하면서 음악을 듣다 밀려오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결국 글로 남기러 왔다.) 밀리에서 클래식 책을 빌리고, 유튜브에서 클래식 채널을 구독하고 차근차근 입문하는 중이다. 열심히 듣다보면 코로나도 끝나고, 조성진 님도 여기저기 전세계 공연 다닐테고, 그럼 유토가 콘서트 티켓 끊어주겠지... 후훟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유토야 미리 고마웧ㅎㅎㅎㅎㅎㅎㅎ후후후

좋아하는 파트 중 하나


강신주 :
길을 가다가 음악 소리가 들릴 때가 있죠. 집에서 라디오를 켜놓고 있는데 음악이 들릴 때가 있죠. ‘소리가 나네’가 아니라 정말 음악이 ‘들릴 때’가 있다는 말이에요.

우울할 때는 우울한 음악이 자신에게 확 들어오죠. 기쁜 상태라면 우울한 음악은 잘 들리지 않아요. 이처럼 첫 단계는 ‘운’이에요. 그런데 더 나아가 음악을 들으면서 작곡가가 전달하려고 했던 감정에 젖어 드는 단계가 있어요. 정말 기쁜 상태에 있었다가도 바흐를 딱 듣는 순간 눈물이 떨어지는 거죠. 이것이 정말로 음악을 향유하는 두 번째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클래식 음악은 어려운 게 아니다. 지나가다가 어디선가 들리는 음악이 ‘용케도’ 내 감정 상태를 통과할 때, 그래서 작곡가가 전달하고자 했던 감정이 내게 다가올 때, 음악이 들린다. 그리고 나중에는 음악을 들으면 감정이 내게 밀려오는 단계까지 이른다.’

- 문학수 “클래식 음악을 벗하려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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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력에 의한 성폭행에 대해 한 달동안 공부했던 내용들

<김지은입니다> 김지은 님의 책, 미투 이후의 현실 중

1심 재판부는 "업무상 수직적, 권력적 관계로 인하여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지위, 직책, 영향력 등 위력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력의 존재와 행사는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은 특별하지 않다. 우리의 일상 속에 사람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일어나는 폭력의 또 다른 형태일 뿐이다.

지금도 수많은 노동자, 수직 관계의 약자들이 느끼고 있는 일상적 위력은 눈에 보이는 폭행과 협박뿐만이 아니다. 침묵과 눈빛만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 직장에서 술을 강요당하고 달갑지 않은 농담을 참고 들어야 하는 것, 회식 자리에서 술 수발을 들어야 하는 것 모두가 일반적인 노동자 다수가 겪는 위력의 문제다. 

 

<위력은 어디에나 있다> 한겨레 황예랑 기자님의 칼럼 중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은 일반 성폭력 사건보다도 성인지 감수성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권력’에 의해 맺어진 관계이기 때문에, 대부분 피해자가 위력에 눌려 침묵하거나 소극적인 거절 의사를 밝혔더라도 ‘동의’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가해자는 ‘명백한’ 거절 의사가 없었다는 이유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의전을 내려놓자> 경향신문 최민영 기자님의 칼럼 중

권력을 쥐고 사람이 바뀌었을지 모른다. 스코틀랜드의 뇌과학자 이안 로버트슨에 따르면 권력은 뇌 구조를 변화시킨다. 남녀를 불문하고 권력을 쥐면 ‘쾌락’과 관련된 뇌신경 물질인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는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고, 마약과 마찬가지로 더 많은 권력에 탐닉하면서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데스테노는 권력을 쥔 이들이 부패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 원래부터 눈앞의 이익에 민감하고 신뢰성 없는 행동을 부추기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저서 <신뢰의 법칙>에 그가 인용한 연구들에 따르면 순간적으로나마 자신의 이익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 ‘권력자의 지위’에 앉았던 사람은 남에게는 엄격하되 자신에게는 관대해지는 성향을 보였다. 도둑질을 한 뒤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는 능력은 권력의 크기에 비례했다. 그러니까 상당한 도덕 감각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권력을 쥔 사람은 이기적인 폭군이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인간에게 이런 본성의 위험이 있다면, 투표를 통한 선출로 권력을 위임받은 이들에 대해 엄격한 견제와 감시를 작동하는 게 민주사회가 마련할 ‘안전핀’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사건들을 볼 때 우리 사회는 이 부분을 놓치고 있다. 떼쓰는 아이의 요구를 죄다 수용하는 것이 좋은 양육법이 아니듯이 권력을 쥔 이들의 요구대로 의전이 굴러가는 조직은 결코 건강할 수 없다. 직원들 본연의 업무는 효율적인 업무로 행정을 매끄럽게 하는 것이지 ‘심기 경호’나 ‘욕구 충족’이 아니다. 인력을 그렇게 사적으로 부리라고 국민이 세금 내는 게 아니다.

 

<성인지 감수성 - Gender sensitivity> Wikipedia

Gender sensitivity is the process by which people are made aware of how gender plays a role in life through their treatment of others. Gender relations are present in all institutions and gender sensitivity especially manifests in recognizing privilege and discrimination around gender; women are generally seen as disadvantaged in society. Gender sensitivity trainings are used to educate people, usually employees, to become more aware of and sensitive to gender in their lives or workplaces.

 

<아이들이 더 넓은 세계를 보길 원한다> 딱따구리의 성평등 그림책 큐레이션 '우따따' 유지은 대표 허핑턴포스트 인터뷰 중

- 어렸을 때부터 ‘성인지 감수성’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요?

 ‘성인지 감수성’이 중요한 이유는 스스로를 해치지 않기 위해서예요.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되면 무엇보다 “나는 남자니까 이런 거 하면 안 돼, 여자니까 하면 안돼”하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해요. 백지상태인 아이들에게 오히려 ‘알지 못했던 편견‘을 알려줄까봐 걱정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또래집단과 어울리면서 성 고정관념이 생기고 난 후에 시작하면 늦은 감이 있어요. 이미 학습된 상태에서 고치는 건 쉽지 않아요. 사전에 방지하는 게 제일 좋아요. 만약 그게 안 되어 있으면 아이는 ‘성 고정관념적’인 말을 들었을 때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죠. 성 고정관념적인 말을 듣자마자 ‘저 말은 잘못된 건데’라고 생각하게 만들거나 ‘상처 받지 않는 힘‘을 길러주는게 ‘성인지 감수성’ 교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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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30일. at Dundas Station.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Mejuri에서 내건 광고에 누군가 Wo를 지운 흔적을 찍었다.

다음 생이 있다면 때도 여자로 태어날거야?” 그와 만나면서 수없이 들었던 질문이다. 한번도 여자임이 아쉽지 않았다. 다음 생도 고민없이 여자를 택할 것이다. 그러나 생은 지금과 같지 않아야 한다. 여자라는 이유로 살해를 당하고,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으며, 차별을 당하는 사회구조가 아닌 모두에게 평등한 사회여야 한다.

기분이 나쁜데 뭐라고 설명할 없었던 일들. 그것이 성희롱이었음을 인지하지 못했던 많은 순간들. 깊은 곳에 묻혀있던 기억 속에서의 나는 당황했고 두려웠다. 가해자들은 본인에게 주어진 권한의 한계를 넘어선 도가 지나친 질문과 불필요한 스킨쉽에도 스스럼없었다. 불편한 기색을 비쳐도 예뻐서 그렇다는 말로 넘어갔다. 가해자가애매하게행동해서 몰랐던 아니고, 당시의 내 기분을 어떤 언어로 설명해야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몰랐다. 흔히 일어났던 그런 일들을 사회생활이라 불렀기 때문에 불쾌해도 참고 넘어가야하는 줄로만 알았다. 대응하여 아무 말도 못하는 내가 바보같아 보였다. 오랫동안 자책했다. 괴로움은 그들이 아닌 나에게만 일어났다.

세상을 향해 많은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어 너의 탓이 아니라고 말해주었을 때, 비로소 나를 짓눌렀던 자책감이 조금씩 사라졌다. 내가 잘못한 게 아니야. 그들과 함께 연대할수록 나는 점점 더 강해진다. 때의 나는 몰랐지만, 지금은 안다. 나와 또 다른 이를 위하여 목소리를 내야할 시점이라는 것을. 험난한 길에도 길을 밝혀주는 불빛은 있다. 앞에 놓인 불빛을 따라 걸어왔듯,  또한 그러한 불빛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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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주는 시간

Fear

2019. 12. 24. 18:28

악몽을 잘 꾸지 않는 편인데, 요새 어떠한 일이 계속 신경을 거슬리고 있다가 그게 간밤에 꿈으로 나타났다. 간밤도 아니고, 10분 전까지 시달리다가 눈을 떴다. 그냥 다시 자려고 했다가 맞다, 나 내일 일 안가지! 라는 생각에 핸드폰을 켰다.

꿈에서처럼 나는 침대 모서리에서 끙끙대고 있었다. 배경은 지금 내 방의 모습과 같았고, 잠이 들려는 찰나에 누군가가 계속 말을 시키며 침대 모서리에 몰아넣었고, 결국엔 잠에 못 들다 거실에 불이 켜져 있는 거 같아서 불을 끄러 나갔는데 현관문이 열려 있는 걸 보고 잠그러 갔다가 집에 침입하려는 낯선 서양인 남자의 손을 보고 화들짝 놀라는 꿈이었다.

내 방이 생긴 이후로 처음으로 내 방이 두렵고 낯설어졌다. 누구나 그렇듯이 나 또한 공간을 침범 당하는 일을 굉장히 힘들어하는데, 심리적으로서 공간적으로서 모두 괴로운 꿈이었다. 나는 무엇을 두려워 하고 있는걸까. 나는 안전한 곳에 있는데. 사적인 공간을 침범 당할까봐. 나를 잃어버릴까봐.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까봐, 아니 더 나아가지 못할까봐.

글을 쓰며 이 두려움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나는 한 발 더 내딛었음을 알게 되었고, 다시는 뒷걸음치고 싶지 않다는 걸 깨닫는다. 나는 강하다.


오늘의 시선
너희만이 줄 수 있는 이 따스한 온기.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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