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with the old, in with the new.
오래된 생각이나 사물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한다


1.
이제 연말 카운트가 시작되었으니, 새해인사를 영어로 어떻게 할까에 대한 글을 쓰다가 알게된 표현이다. 사자성어로 말하자면, 송구영신(보낼 송, 옛 구, 맞을 영, 새 신)이 가장 비슷하겠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는 뜻으로 옛날에 구관을 보내고 신관을 맞이했던 데에서 유래된 말이다.


최근에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8억짜리 강연’을 듣고 에너지를 많이 끌어올렸다. 이 강연을 듣게 된 연유는 듣고있는 영어수업에 있는 과정 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1시간 30분짜리의 강연을 거의 매일 3-4분으로 쪼개 듣고 그 중에 마음에 드는 문장을 골라 녹음을 하고, 영어 문장 구조를 분석하는 수업이다. 덕분에 리딩 실력이 많이 늘어 영어가 재미있어졌고 특히나 자기계발이나 동기부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 즐거운 수업이었다. 지금도 기억 속에 남는 여러 문장들이 있는데, 내 에너지를 끌어올린 결정적인 부분은 이것이었다.



제가 대한항공을 타고 이륙 했다고 가정합시다. 조종사의 안내 방송입니다. “대한항공을 선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 비행기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모릅니다. 따라서 한 동안 여기저기 날다가 어디 괜찮은 데 있나 보겠습니다.” 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로 이렇게 살아갑니다. 자기 마음의 비행기를 조종하는데, 정확하게만 가면 전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는데 목적지를 모르기 때문에 쳇바퀴만 돌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들 중 누군가를 만난 후 5년 후에 다시 만났는데 그 사람의 인생이 똑같은 상태였던 적 있습니까? 여전히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여전히 가난하고, 여전히 직장생활도 문제고 5년이 지났는데도 변한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쳇바퀴를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행기가 계속 원만 그리면 어떻게 됩니까? 연료가 떨어지죠. 그러면 추락하고 맙니다.




2.
잘한다 잘한다 하며 당근을 쥐어줄 때도 잘하려 노력하지만, 채찍을 휘두를 때 집중력이 발휘되어 일을 처리하는 편이다. 대학 전공이 외식산업이라 전공 중 한식조리가 있었다. 생전 칼도 안 잡아본 내가 갑자기 요리를 잘할 리 만무했고, 교수님은 이건 개를 갔다줘도 못 먹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하시기 일쑤였다. 같은 해에 시에서 열리는 요리 경연대회가 있었는데, 교수님은 요리에 소질이 보이는 친구들을 따로 불러다 서류를 받으셨다. 당연히 나는 그 자리에 없었다. 평상시라면 그러지 않았을텐데 그 날은 왠지 모르게 오기가 생겼고, 반장(요리 못함)과 팀을 이뤄 서류를 작성해 제출했다. 당연히 결과는 탈락이었다.


이 길이 아닌가, 하며 씁쓸해있던 와중에 교수님께서 서류 통과한 팀 중에 한 명(요리 잘함)이 크게 사고가 나 대회 참가가 어렵다는 소식을 전하셨다. 갑작스레 남은 한 명(요리 못함)이 다른 팀원을 구해야한다고 말씀하셨을 때,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하여 요리 잘하는 두 팀과 우리팀은 근 한달 정도 수업이 끝나고 난 후 거의 매일 밤마다 대회를 준비했는데, 교수님은 정말 대놓고 우리를 봐주지 않으셨다. 상을 탈 가능성이 있는 다른 팀을 업그레이드 해주기도 시간이 모자랐는지 말이다. 나는 오기가 생겨 죽자 사자 달려들었고, 결국 우리는 대상을 따냈다.


남들이 나를 무시하면 ‘사람 잘 못 봤어!’ 하며 지고싶지 않다는 오기가 발동한다. 좋게 말하면, 오기를 할 수 있다는 에너지로 바꿨던 거다. 영어공부에 스퍼트를 올리게 된 것도 스타벅스에서 일하면서 무시당하고 부터다. 상대방이야 나쁜 의도가 없었을지 언정, 그 기분을 지울 수가 없어서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당장 내일 써 먹어야할 영어표현부터 외웠다. 그런 하루가 쌓이니 기본적인 소통은 가능해졌다. (어느 정도 말을 하게 되니 공부에 게을러진 건 함정..)





3.
한국에 돌아온지 5개월이 되었고, 삶을 회사로 따지자면 마땅히 이렇다할 큰 거래나 좋은 실적이 없으니 조금씩 무기력 해졌다. 영어는 손에서 놓지 않으려 꾸준히 공부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글쓰기와 기록을 시작한 것도 있다) 야금야금 에너지를 채우던 와중에, 브라이언의 저 문구를 만나며 내 일상은 조금씩 변해갔다.


질투는 단서이고, 방향지시와 같은 겁니다. 우리 인생 지도 위 하나의 점 같은 겁니다. 질투심이란 두려움, 남들과의 비교, 불안정함, 스트레스와 같은 것들에 가려져있는 욕망입니다.


따라서 스스로나 세상을 향해 질투심을 느끼는 대신에 영감을 얻고 동기부여를 느끼는 기회로 삼아야 해요. 무언가에 질투심을 느낀다면 스스로에게 기회를 줘야 합니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지 파악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거예요.




얼마 전, 팔로우하고 있는 동기부여 영상에서 나온 말이다. 아무도 나에게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그대로네.’ 라고 말한 이 없어도,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삶’이라고 스스로를 여겼던 모양이다. 다른 말로는 자격지심이라 부를 수 있겠다.


그리하여 오기처럼 자격지심을 디딤돌 삼아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돌아올 2022년의 1월을 기점으로 다양한 목표를 세워놓았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시간까지 설정했다. 아침잠 많은 내가 새벽에 일어나 명상과 확언 필사를 하고, 뉴스레터와 책을 읽고,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나를 믿는 시간이 하루의 시작이다보니, 하루종일 뇌가 좋은 생각들로 돌아가고 있다.


또한 송구영신의 뜻처럼 새로운 목표를 잔뜩 세워놓은만큼, 오래된 것들을 정리하고 있다. 나는 네이버 블로그 앱을 애용하는 편이고, 좋아하는 블로거들이 많다. 그러나 내 편향된 시야로 구성된 이웃목록을 보며, 이제 더이상 읽히지 않은 글을 쓰는 블로거들을 대거 삭제했다. 그리고 현재 설정한 목표에 맞는 블로거들을 찾아 팔로우했다. 또한 밀리의 서재에 담긴 책들도 바꾸기 시작했다.



4.
Shoot for the moon. 현재 내 카톡 프로필에 적힌 메세지다. 에너지가 올라올 때쯤 발견한 명언인데, Shoot for the moon. Even if you miss, you'll land among the stars. 달을 향해 쏘세요. 비록 길을 잃을지라도, 별들 사이에 도착할거예요. 즉, '꿈을 크게 가지면 도달하지 못해도 그 근처까지는 가게 된다'라는 뜻이다. 브라이언의 강연과 일맥상통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목표가 없다면 행할 것조차 없다. 뱅글뱅글 원만 그리다 추락하는 비행기가 되거나, 그저 어디 좋아보이는 곳에 착륙하는 비행기가 된다. 한시간 반동안 강연하고 8억을 받는 브라이언과 같은 삶을 살기 위해 목표를 세우진 않는다. 여전히 나는 안분지족의 삶을 추구한다. 그저 이를 양분으로 삼아 꾸준히 나의 분을 넓혀가는 사람이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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