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헤는 밤

I like myself

2021. 11. 5. 14:50


1. 불면증과는 거리가 먼 타입으로 꿈도 잘 꾸지 않는 (혹여나 매일 꾼다해도 일어나서 꿈을 꿨다는 기억조차 없음) 숙면러인데 요즘은 꿈을 자주 꾼다. 얘기조차 해본 적 없던 중고등학교 동창이 나오질 않나, 배우 김선호가 나와서 억울하다고 말을 하기도 하고(?). 게다가 언젠가부터 생긴 잠버릇인데 손으로 머리를 빗는다. 자면서도 '하아- 내가 또 머리를 빗고있네.' 하고 인지하지만 멈추기가 쉽지 않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 유독 그러는 거 같은데, 그게 싫어 머리를 묶고 자는데 잠결에 묶은 머리까지 풀러가며 빗고있는 요즘의 나.


2. 좋은 게 좋은 거 하며 단순하게 생각하는 성향인데, 그게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나서는 자주 돌아보려 한다. 책을 읽다가 내가 왜 문장에 줄을 그었지? 내가 왜 이 단어가 눈에 들어오지? 하고 따라가다보면 어느 지점에 멈춰있는 나를 만난다. 오늘의 나는 저 멀리 걸어가고 있는데, 그 때의 나는 그게 마음에 걸려 아직 여기에 머물러있구나. 하고 이야기를 건넨다. 그렇게 파내다보면 애써 무시하고 있던 커다란 돌부리가 턱- 걸린다.


3. 28개월 된 둘째조카 추추투는 말이 제법 늘었다. '와, 벌써 이런 문장까지 구사할 줄 알아?'하며 놀라기 부지기수인데, 내가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들어 세번쯤 더 말해줬는데도 못 알아 듣고 있으면 어김없이 소리를 지른다. "임모!!! 포크레인이 왜 땅을 파고 있냐고요!!!!!!!"

오은영 박사님이 말씀하시길 '유아들이 소리를 지르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나름의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이다. 유창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몰라서 화가 나고 답답한 마음을 큰소리 내는 것으로 표현한다. 대부분 부모는 아이의 감정보다 나쁜 행동 자체에 초점을 맞춰서 야단치는데, 소리를 지를 만큼 화가 났던 아이의 감정을 알아주는 것이 첫번째다.'

부정적인 감정도 나의 것인데, 그걸 어떻게 다뤄야할지 여전히 어렵고 또 잘 모른다. 추추투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냅다 울어버릴 수도 없고. 회피하는 게 가장 쉬운데, 그렇다고 그게 편하다는 뜻은 아니다. 모든 감정을 건강하게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4. 나 자신을 아는 것만큼 나를 사랑하는 일은 없는 거 같다. 나를 사랑할 수 있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고 믿기에. 나를 더 알아 갈거고 사랑할거라는 오늘의 생각. From now on, whenever you think of any difficulty you simply say I like myself. - Brian Tracy

"포크레인 멈춰!" 하고 있는 추추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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