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에는 그간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가는데 쉬이 정리할 의지가 나지 않는다.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글을 몇 자 적었다 지웠다 했던 밤이 꽤 많았다. 유유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흩어진 기억을 모을 수 있는 건 기록 뿐인데. 오늘은 기필코 글 하나를 써보겠다는 마음으로 각 잡고 자리에 앉았다. 내게 특별한 지구의 날이니까. / 04-22


라고 써놓고 짱구한테 우리동네 맛집 리스트 보내고 유토한테 생일 축하 편지 쓰고나니 갑자기 쓰기 싫어져 그대로 방치해둔 글. / 04-26



까지만 써놓고 또 임시저장만 해둔 글... 오늘은 4월의 마지막 날이니 뭐라도 써서 올려야겠다.







런데이 / 초보 러너 달리기 훈련 프로그램



요즘 재미 붙인 한가지. 바로 달리기 🏃🏻‍♀️
토론토에서 종종 제로랑 달리기하러 자전거 타고 인근 공원에 갔었다. 그 땐 제사보다 젯밥에만 정신이 있어서 운동보다 운동 후 마시는 커피에 더 관심이 많았지..


재택근무를 하다보니 밖에 나가지 않으면 하루동안 걷는 걸음이 200걸음 남짓 될까. 만보기 어플에서 나를 "가만히 누워있음🛌"으로 알고 있더라...



인생살롱에서 운영하는 인생챌린지 / 미라클바디



항상 마음만 먹고 끝났던 달리기를 시작한 4월. 어느덧 3주차에 접어들었고 4월동안 나름 운동한 횟수는 딱 반 타작 15일이다. 이번주부터 짐에 등록해 근력운동을 시작했구!


하고싶은 일 다 할 수 있게 기초체력을 기르는 게 목표다. 열정이 흘러 넘쳐도 체력이 떨어지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기에. 3주밖에 안됐지만 1분만 달려도 헐떡이던 내가 2분을 거뜬히 넘기고 달리기 페이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식을 쌓는 일과 다르게 달리기는 성취가 즉각적으로 눈에 보이다보니 더 재밌어진다.


머리가 라푼젤 수준... 미용실 가야하는디



어느 날은 '달리기를 하는' 내 자신에 심취해 아이브의 러브 다이브를 부르며 사진을 찍었다. 이 정도면 물가에 비친 내 모습 보고 빠져 죽어도 모를 지경 😺....




점심시간에 러닝하러 갔다가 바람에 떨어진 벚꽃을 주워왔다. 추추들 보여주려고




거실에서 보이는 벚꽃나무가 예뻤는지, 내 방에 뛰어들어와 제발 눈을 떠보라며 제발 일어나서 나와보라며 다그치던 추추들.




어린이집 하원하고 돌아온 추추들에게 벚꽃 보여줬더니 "우와 넘무 예뻐요 임모가 최고예요" 를 남발하던 추추들에게 "이모 퇴근하면 벚꽃 보러 소풍가자" 약속했다.




퇴근하자마자 함머니와 찰스까지 다섯이서 돗자리와 간식 들고 동네 산에 올랐다. 꽃들을 보며 너무 예쁘다고, 여기 와서 기분이 너무 좋아요 외치던 추추원과 날다람쥐처럼 뛰어다니는 추추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이었다.




우리 모두 체력 소진으로 내려오는 길은 멀고 길었다. 그 와중에 함머니는 구덩이에 발이 걸려 데굴데굴 굴렀다. 그걸 본 추추원은 "함머니 불쌍해요...ㅜㅜ" 하며 엄마 주머니에서 떨어진 동전들을 주웠고, 함머니가 넘어지는 장면을 보지 못했던 추추투는 "함머니가 왜 땅에 누워이떠요?" 하고 물었던 웃지 못할 추억까지...










벚꽃놀이 갔다오고 일주일이 지났나.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추추원이 "미모랑 나랑 이현이랑 벚꽃놀이 간거예요" 라며 그림 하나를 줬다. 그 옆에서 하원길에 따온 민들레를 수줍게 건네주는 추추투.



그림에 찰스와 함머니는 없지만 추추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소풍이었나보다. 지금까지도 종종 벚꽃놀이 갔던 날을 이야기하는 거 보면. 내게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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