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첫 기록이라니. 마음이 저 멀리 콩밭에 가있었나. 정신없이 지낸만큼 정리가 안되는 나날을 보냈다. 생각해보니 30일 글쓰기 챌린지가 끝난 이후부터다. 하루를 마감하듯 매일 발행하던 글을 쓰지 않으니 생각이 뒤죽박죽이다.





1.
요즘 내가 ADHD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곤 한다. 증상 중 '한가지 일을 하다가 어느새 다른 일을 하고 있다.' 라는 문항 때문이다. 집중을 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진 않지만, 집중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의 영향이 크다. 손바닥만한 놈이 온 세상을 담고있으니 이보다 자극적인 게 있을까.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쓸데없는 알림이 싫어 전화나 문자, 개인 카톡 이외엔 알림을 모두 꺼두었다. 알림이 울리면 자연스레 시선이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손이 가는 건 어떻게 해야할까?



북클럽 팀원이 노잼시기로 고민할 때 샘별샘이 뽀모도로 타이머를 추천해주셔서 알게 되었다. 당시 시간관리와 집중력때문에 고민했을 때라 구매를 할까말까 한참을 고민하다 애플워치로 타협을 봤다.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 라며 애플워치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건만 쉽지가 않다. 역시 뭐든 장비빨인가...





2.
혼자서도 성실히 잘해내면 좋겠지만 어느정도 강제성이 부여되야 겨우 꾸준히 하는, 나는 의지가 박약한 인간이다. 그걸 알기에 각종 챌린지에 신청하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엔 스멀스멀 러닝 챌린지가 눈에 들어오고 있다. 이미 벌려놓은 일이 많아서 시간관리가 필요한 와중에 무언가가 또 하고싶다니.


'음... 러닝을 하면 신체가 건강해질 뿐만 아니라 머리가 맑아지고 생각이 정리된다고? 영혼까지 변할 수 있다니 안할 이유가 없겠는걸? 호호호' 하며 챌린지를 알아보고 있는 새벽의 나. 꾸준함도 실력이라는 말을 외쳤던 과거의 내가 무색할 지경이다. 새로운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보는 정신은 성장 마인드셋에 도움을 주지만, 꾸준히 하지 못해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건 멘탈에 큰 타격을 준다.


우선 벌려놓은 일 중 우선순위를 고르고, 나머지는 정리를 하자. 시작을 잘하는 것만큼이나 제대로 끝을 맺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리고나서 러닝 챌린지 신청을 해볼까아... 주위에 러닝메이트가 있으면 좋겠다. '아니 한강 근처 살았으면 이미 러닝 뛰었다!' 라고 생각했지만, 토론토에서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이 하버프론트였는데 안 뛰었던 나... 입 다물자.





3.
인생영어 심화반에 5년 후의 나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과제가 있다. 그런데 나는 끝내 제출을 안했다. 왜냐하면 여전히 구상 중이기 때문이다. 나도 참 웃긴 게 다른 건 후딱후딱 대충대충 하면서 5년 후의 나에 대해 말하는 게 참 어려웠다. 얼추 발표 준비까지 다했지만 발표를 하고싶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미래를 그리는 일이 어려워서 심리상담까지 받았던 기억 때문이었을까?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여튼 그 과제를 하면서 5년 뒤 우리집 거실에 있을 스피커를 (상상 속에서) 구매했었다. 바로 월넛 색상의 제네바 XL사이즈였다. 욕심을 내려놓고 추리고 추려가며 '5년 후에는 이 정도가 적당하겠어.' 하고 고심 끝에 고른 스피커였다.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



지난 일요일, 곧 친구의 생일이라 친구네 집에 놀러갔는데 현관문을 열자마자 제네바 월넛 XL 스피커가 보였다. 물욕이 그닥 없는 내게 아주 간만에 소유욕을 안겨준 물건이 바로 눈 앞에,,, 헉 당장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 틀어주세요!!!


층간소음이 우려되 볼륨을 작게 틀고 들어서 그런지 아쉽게도 가슴이 울릴만한 웅장함은 없었다. 친구는 층간소음때문에 집에서 듣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그럼 5년 후 우리집에는 방음벽을 설치한 오디오방을 따로 만들어야겠다. 후후후. 상상 속에서만 들었던 제네바의 소리를 직접 듣는 경험을 해본 건 즐거운 일이었다. 다른 스피커들의 소리도 들어보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요새 오디오 리스닝룸이 많이 생겼던데 조만간 방문해봐야겠다.

 

 

 

추추투가 직접 그린 '마스크를 쓰고 있는 본인'




4.
추추들이 코로나에 걸렸다. 졌지만 잘 싸웠다!


맨 처음 확진을 받은 건 추추투. 어린이집 같은 반 친구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난 이후다. 약 일주일 간의 잠복기가 있었다. 미열이 조금 있는 거 제외하고는 큰 증상은 없다. 추추투 확진 이후에 추추원도 5일의 잠복기를 거쳐 오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추원은 열이 40도까지 오르고 시름시름 앓고 있다고 한다.

덕분에 나도 신속항원을 받으러 갔는데 재외국민이다보니 건강보험 문제로 의료비가 9만 5천원이 나왔다. 내가 어젯밤 해본 똑같은 자가키트로 의료진이 내 코에 찔러준 거 뿐인데... 미국에 살면 병원 한 번 갔다가 몇 천만원 빚을 지고 나온다는 그런 끔찍한 기분을 아주 조금이나마 느꼈다. 



5.
아침 일찍 일어나 무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써본다. 뾰족한 아웃풋도 없고, 배울 것도 없는 글이지만 마음이 한결 개운해진다. 내게 글을 쓰는 일은 소화시키고 배설하는 일과 비슷하다. 좋은 음식도 생각없이 주워 먹다보면 체하기 마련인데, 이로운 정보들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정보라고 해도 내 것으로 소화시키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요근래 마음이 조급해져서 좋다는 건 다 시도해보고 있다. 뭐 하나 걸리겠지! 하는 그런 마음. 그러다보니 더욱이 깊이 새길 것을 찾기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내 것으로 체득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성실하게 하는 정통적인 방법 뿐이 없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가다듬고 우선순위에 집중을 해야한다. 

 

비가 오는 주말이다.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아 미래를 그리는 일을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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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추기록

추추기록 8

2022. 2. 24. 00:16




아침에 집에 오면 현관문 들어서자마자
무조건 내 방으로 뛰어오는 추추들

(이른 아침이라 나는 자던 중)
투 : 임모 이구바요 캥크가 있어요
나 : (눈 감은채로) 우와 정말 탱크가 있네
투 : 아니 임모~~~ 눈을 떠바요
나 : 아 으응 눈 떴어 우와 탱크가 있다
투 : (총소리) 두두두두 캥크예요!!!
나 : (다시 눈감음)
투 : 아 임모 눈을 좀 떠바요 눈 떠어어어~~~~
(손가락으로 눈 강제로 벌림)




태풍 시리즈

1.

(추추원이랑 둘이 걸어가던 중)
나 : 어 누가 쓰레기 버렸나봐
원 : 아휴 정말 심난해 그럼 태풍이 오겠지!
나쁜 아저씨가 쓰레기 버렸으니까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쓰레기를 버리면 태풍이 와?
원 : 쓰레기를 버리면 지구가 아프자나요
그럼 태풍이 와요


2.

나 : 어 누가 야구트르를 먹고 바닥에 버렸죠?
쓰레기를 이렇게 버리면 태풍이 오겠죠
버린 사람 누구죠? 누가 쓰레기통에 버리고 와야해요?
원 : 어! 내가! 내가 버리고 올게요! (후다닥)
나 : 우와 승현이가 쓰레기를 버려서 태풍을 물리쳤어! 우리 승현이가 지구를 구한 영웅이야!
퍼피구조대처럼 승현이는 지구구조대인가봐!
원 : 나 지구구조대예요? (의기양양)


퍼피구조대





투 : 아 추어 임모 추어요
나 : 이리와 난로에 손 대면 따뜻해
투 : (무릎에 와서 앉더니) 임모가 안아주떼요




(가끔 내가 영어로 말을 걸면)

투 : 아니야! 아니야! 하지마! 말하지마!
(소리치며 손바닥으로 내 입을 막음)
원 : (웃으면서 조용히 내 입을 막음)


같이 걸어가다 먼저 뛰어가서 식물 보고 있던 추추원



나 : 승현아 너 거기서 뭐해?
원 : 식물 보고 있었어
나 : 식물이 뭐라 그랬어?
원 : 목말라~~~~ 그랬써
나 : 승현이가 물 줄거야?
원 : 아니 다른 사람이 줘야돼







인삼 보고 오징어인 줄 알았던 추추투



투 : 임모 왜 차에서 오징어를 팔고 이떠요?
나 : 저거는 오징어가 아니고 인삼이라고 부르는거야
투 : 잉샴을 왜 팔고 이떠요?



셋이서 키즈카페 갔을 때



투 : 이거또 띰꾸 이거는 안띰꾸 어 이건 토마토예요? 나 : 응 토마토네
투 : 토마토도 띰꾸. 여기에 마니마니 띰었어요

-> 내 영어 블로그 닉네임 '띰꾸'의 탄생배경





(센터 가느라 셋이 택시타고 가는 도중에
길 쪽에 10대 정도의 래미콘들이 쭉 주차되어있었음)

래미콘 생일파티



원 : 미모 근데 왜 래미콘들이 다 모여있어요?
나 : 아 오늘 저기 중에 한 명이 오늘 생일이라서 그래 이따가 생일파티 한대서 지금 다 모여있는거야
원 : 꺄~~~~~ 생일축하합니다 후!
미모 근데 누구 생일이에요?
나 : 아 그 혼자 뱅글쟁글 돌아가던 애 있자나
투 : 잠깐! (손을 뻗으며 본인이 말할 시간을 챙김)
임모 오늘 포크레인도 온대?
나 : 아 그럴걸? 제설차도 오고 지게차도 온대
원 : 어떠케! 오늘 밤 너무 재밌을 거 같아 기대가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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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내내 마감에 쫓기듯 살았다.

누구 하나 나에게 그러라 한 이 없지만, 그냥 한번 그래보고 싶었다.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기분을 느껴본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되려 살아있는 기분이 들었다.



1. 코딩수업 완강
적성에 맞지 않을거라고, 수학에 젬병이니 애초에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자꾸 생각이 났다. '아니,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지?' 난 또 스스로 한계를 지었구나. 내가 나를 믿어주기만 해도 모자를 판에. 그래서 그냥 시작했다. 코딩에 ㅋ도 모르는 내가.

5주동안 스파르타 코딩클럽 비개발자가 듣는 왕초보반을 들었다. 왕초보반으로는 당연히 어림없고 더 배워서 나중에 우토의 사이트는 내가 만들어줘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2. 입트영 한달 낭독 완주
살면서 입트영이란 걸 들어본 적 없었다. 그만큼 관심이 없었단 거다. 영어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을 들어봤을법한 EBS 교재인데도. 그동안 제대로 된 노력도 안해봤으면서 무슨 근자감으로 샬라샬라 말하길 바래왔을까?

혼자선 꾸준히 해낼 자신이 없었다. 1000명이 넘는 본방 사수 단톡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낭독 초보들을 케어한다는 챌린지도 신청했다. 아침 6:40에, 저녁 7:40에 무조건 본방 사수를 했다. 시간만 맞으면 재방도 들었다. 하나에 적으면 30분 최대 1시간 넘게 녹음했다. 1월 분량의 20개 낭독을 완주했다. 완벽하진 않아도,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생겼다.

2월은 북클럽에 집중을 하는 게 목표기 때문에, 3월부터는 빠지지 않고 매월 낭독할 계획이다.





3. 매일 글쓰기 실천 중
15일동안 매일 글쓰기 챌린지를 성공했다. 그리고 30일 챌린지를 하고 있는 중이다.

글쓰기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그동안 미뤄왔던 건 나를 직면하는 게 두려워서였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되어서야 시작했다. 글쓰기는 자신에게 솔직하고 지금에 충실할 수 있는 일이다. 적어도 예전만큼 문제를 회피하려고 하지 않는다. 글을 쓰려면 하루를 복기해야하는데,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가 건설적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과거의 실수를 차분하게 분석하고, 교훈을 얻은 다음, 잊어버리는 것이다.

- 데일 카네기, 나를 힘들게 한 건 언제나 나였다



블로그에 글을 쓰며 뻗어나간 가지 하나가 있었다. 블로그 마케팅을 배워서 루미노캔들의 마케팅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엉터리를 만난 날, 우스갯소리로 그러나 진지한 마음으로 제안해봤다. 루미노캔들 대표님은 내 투자자니까 아주 저렴한 가격에, 하지만 라이프타임 개런티로 ㅎㅎ 흐흐 아무것도 없지만 뱉어놓으면 시작이라도 하게 되는 내 성향을 알기에 우선 질러나본다.



4. 영어 [북클럽 / 영어 블로그]
인생영어 수업을 들은지 4개월이 되면서 공부 습관은 어느정도 잡힌 듯 했다. 원서를 읽는 수업을 무난히(?) 들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 해야했다. 따라가기도 벅찼다. 그래도 숙제를 하루도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제출했다. 수업은 이제 5주가 남았다.

영어 관련된 글만 포스팅하는 영어블로그를 개설했다. 별 생각 없다가 예전부터 팔로우하던 블로거가 무료로 챌린지를 시작한다해서 신청했다. 하다보니 재미있었다. 공부도 되고, 모르는 사람들이랑 소통하는 것도 즐거웠다. '그럼 스타벅스에서 있었던 일화들도 포스팅 해야지! 영어 하나 못했던 사람도 노력하면 된다는 거 알려줘야지! 사람들 많이 들어오면 나중에 블로그에 광고도 달아야지!' 하는 목표도 생겼다.


https://m.blog.naver.com/joyissong

띰꾸가 영어공부를 하고 있어요 : 네이버 블로그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고있는 띰꾸입니다

m.blog.naver.com





5. 100시간 채우기
타고난 사람들은 짧은 시간내에도 끝날 수 있겠지만, 아직 나는 엉덩이 싸움이 필요하다. 공부하는 습관이 잡히려면 적어도 1년은 더 노력해야지 앞으로 대학에 가서도 버틸 거 같았다.

12월 말에 받은 인천시 재난지원금으로 스터디카페 100시간짜리를 끊었다. 1월 25일에 확인해보니 1시간 44분이 남았다. 스터디카페에서 말고도 카페와 집, 오가는 대중교통에서도 공부했으니 1월엔 100시간은 거뜬히 넘겠다.






새해 첫날, 우토네 매장 방문



우토의 이삿날. 우토 끝나기 전에 미리 가서 공부해야지 마음 먹고 있었는데, 언니네 식구가 우토 보러 가고 싶다고 해서 같이 왔다. 당시, 4인 이상 모임이 안되서 나는 혼자 따로 앉아 시간을 보냈다. (추추들이 이모는 왜 혼자 저기 앉아있냐며...)

아이유 조각집이 막 나왔을 때라, 정거장 라이브 들으며. 가을아침도 그렇고 정거장도 그렇고 도입부를 아무런 반주없이 노래 부르는 거 진심 신의 한 수. 아이유의 목소리만으로도 마음의 정화가 됨...

새해 첫날답게 계획 정리하는 시간. 우토가 선물해준 스타벅스 플래너, 아주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고맙습니다 🐌🤎


백천번을 들어도 늘 설레


공부하다 동기부여 받고 싶을 때 늘 듣는 음악. 프랑크프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협연이 세상 최고임. 이 조합을 진짜로 꼭 한 번 실제로 봐야지 내가 눈을 감을 수 있겠어...


닿케가 선물해준 목도리 하고


라이트하우스 카페에서 엉터리 만난 날. 약속시간보다 일찍 와서 공부했다. 정말 고맙게도 엉터리가 우토 이사선물 줬다. 설거지비누, 삼베 수세미, 대나무 칫솔, 고체치약 등등이 들어있는 엉터리다운 선물🤍 그나저나 고체치약 깨물 때마다 그냥 아그작 아그작 씹어 삼키고 싶은 건 나뿐인가... 아이스 브레이커스 먹는 기분이더라구...

저도 덕분에 감사히 잘 쓰고 있답니다 고마와요 엉터리 그나저나 우리 같이 찍은 사진이 나한테 없네 😔


어둠이 없으면 별은 빛날 수 없죠잉



다니는 스터디카페에 써있는 문구. 좋아하는 말 😇



삶의 모든 색



토요일 아침 일찍 스타벅스로 공부하러 나선 날. 기분 전환 삼아 구월동에 있는 스타벅스에 갔다. 한 9시간 정도 있었던 듯.

집에 가기 전, 지하에 있는 교보문고 들러서 책 구경했다. 서서 '삶의 모든 색'이라는 책을 읽다가 이입해서 울었다. 한 줄의 짧은 글과 페이지마다 그려진 일러스트로 인간의 생애를 담은 책이다. 내가 거쳐온 시간과 앞으로 거쳐갈 시간, 그리고 내 언니가 내 엄마가 내 할머니가 현재 거쳐가고 있을 시간들이 마음에 그려지다보니 눈물이 났다.



일요일 저녁, 강남에서


생각해보니 우리 셋이 만나서 파스타같은 거 먹은 적 없는 듯... 뭘 먹든 늘 술상이네. 이 날은 강남 진해장이라는 식당에서 곱창전골이랑 수육에다 우동사리 추가하고 볶음밥까지 먹었다. 이상하게도 얘네랑 있으면 술이고 밥이고 왜 뭐든 이렇게 맛있고 많이 먹게 되는지 모르겠음.


식당에서 2분 거리에 있는 카페로 2차


귀찮은 거 딱 질색인 우리는 밥 먹고 나오자마자 2차는 무조건 걸어서 3분 거리 이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먹고도 각자 음료 한 잔씩에 케이크 두개 시켜서 30분만에 먹고 나옴. 왜냐면 방탈출 하러 가야해서.

방탈출 달인 꺽정이가 미리 예약해둬서 처음으로 경험해본 방탈출. 문제 안풀고 자꾸 힌트만 쓴다고 애들한테 혼남. 마지막에 헛디뎌서 발 한 쪽이 물에 빠져가지고 양말 다 젖음.... 하 정말 싫었다 😮‍💨


성북동 한 가운데 있는 길상사


우토가 짠 데이트 코스. 길상사로 가던 길도 넘 좋았다. 그저 재미있었어 :) 나타샤와 흰 당나귀 시에 대해서, 우리나라의 3대 요정에서 길상사가 된 이유를 설명해주던 우토리✨ 내가 좋아할 곳에 늘 데려다줘서 고마버 정말 평화로운 시간이었어. 1월동안 가장 행복했던 순간!


절대로 간소하게 살 것. 날마다 버릴 것.


법정스님이 계셨다는 방에도 들어가봤다. 뭔가 기분이 이상할뻔 했는데 갑자기...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라는 책이 영어로 번역된 거 보면서 너라면 저 제목을 뭐라고 번역해볼래? 하면서 우토랑 한참 낄낄대다 나왔음.

우토가 please be happy everyone 이라고 해서 진짜 빵 터졌음 😂 너랑 있으면 뭐가 다 이렇게 웃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번역본은 < May all beings be happy >
근데 < 플리즈 비 해피 에부리원 > 가 더 와닿지 않음?


귀엽 우토리💛


도서관에 법정스님 책 포함해서 책이 5천권 이상 있다해서 갔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별로 없었다.

카페랑도 같이 있는 도서관이었는데 신기하게도 신발 벗고 들어가는 곳이었다. 바닥에 온돌을 깔았는지... 뜨뜻한 아랫목에 앉아 한참 놀다 나왔음.

으... 뜨뜻한 바닥 못 잃어🔥


세수도 안한 채 옷만 주워입고 나와 카페로 출동


길상사 갔다가 우토네 이사하고 처음 놀러간 다음 날. 우토네 집 뒷골목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각자 읽고 싶은 책 읽으며 커피 한잔. 사장님 아주 친절하셨는데... 그냥 셋이 대화하는 줄 알았서요 너무 작아서... 좋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일 카페 😅


오랜만에 삼치골목에서


우리 동네엔 유명한 삼치골목이 있다. 아영이가 좋아하는 인천집에서 삼종세트! 크크 아마도 아영이랑 같은 곳에 8년 전에 갔던 게 마지막 기억.

밤막걸리 먹어보고 싶어서 시켰는데 너무 달았다. 다음엔 곰표 막걸리 먹어봐야겠어


케이크러버스



로로 생일날 픽업으로 조각케이크만 사봤던 곳. 인스타에 올라오는 거 보니까 케이크도 매일 직접 만드시고, 퀄리티도 좋아보여서 눈 여겨보다가 아영이랑 방문. 아니 근데 커피 무슨 맛... 진짜 너무 맛있자나? 원두 선택도 아마 9가지를 할 수 있었던가? 기대도 안하고 있다가 눈이 뿅했음 👀✨

내가 조아하는 바나나케이크🍌랑 아영이가 고른 브라우니🤎 2층까지만 있는 줄 알았는데 3층까지 있어서 아영이랑 둘이서 조용한 시간 보냈다 :)


뛰어가는 뒷모습마저 하찮은 너



사유의 방 전시보러 아침일찍 부지런히 나왔다. 조선의 승려 장인도 보고 싶다고 해서 가보는 중.


반가사유상
사유의 방



우토가 보고싶다고 해서 왔던 전시.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을 예상해 우리답지 않게 오픈하기 전부터 와서 줄 서있었다. 자세히 보려고 안경 챙겨왔는데 사물함에 안경 넣어놓고 그냥 옴...

유명한 국보 앞에서 방가방가 반가사유상~! 국사 책에 나온 애들 아니냐면서 쟤보다 얘가 더 내 스타일이라며... 철딱서니 없는 말만 해대는 나 😂 언제쯤이면 이런 작품 보면서 감탄해볼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은 다 우토가 찍은건데 완전 잘 찍었다. 반가사유상은 물론이고 사유의 방이라고 지은 이름도, 길목에 있던 미디어 아트도 건축물도 조명도 다 멋있었다.





우토가 VR 체험인가 뭐시기인가 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미 예약이 꽉 찼었다. 그래서 현장예약 가능한지 보러 갔는데 1자리 남아서 우토만 하고 난 기다리는 중. 기다리느라 지루하지 않았냐며 서둘리 나온 유토 이마엔 VR 기기 자국 ㅋㅋㅋㅋㅋㅋ 아쉽지 않냐고 백번 물어봤지만 오히려 20분 남짓 사색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


우토가 사준 호랑이 손거울


어딜 가더라도 우토에게 기념품샵은 방앗간이라 꼭 들리는데, 깜짝으로 선물 준비해준 우토! 안그래도 호랑이 자개 보면서 '음 호랑이라니 내 스타일이군' 하면서 지나갔는데 우토가 딱 사왔음.

물욕이 그닥 없는 나. 그나마 욕심내는 게 손거울이랑 빗인데... 그거마저도 살면서 잘 산 적 없음. 그걸 안 유토가 꼭 선물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고마워 😇





아니 근데 우리가 그 많은 전시 중 사유의 방 빼고 두 군데 들렀던 전시에서 "야 무슨 베개가 저렇게 높냐 진짜 크다 아니 저걸 어케 베라는 거?" 하며 낄낄댔던 그 베갯모 장식이었음 ㅋㅋㅋㅋㅋㅋ 실제로 보면 진짜 큼


네모 안에 담긴 남산



차경 : 경치를 빌리다 /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주위의 풍경을 그대로 경관을 구성하는 재료로 활용하는 기법


우토가 국립중앙박물관은 차경으로 유명한 건물이라고 설명해줬다. 소유해서 벽에 거는 그림과 달리 창 안에 풍경을 담는거라고 한다. 남산이 담긴 건물이라니 참 멋지다.

우토가 어릴 때부터 자주 왔다던 이 박물관은 난 살면서 우토랑만 두번 와봤음..



아리산채 간짜장, 백짬뽕



이 날따라 짜장면이 먹고 싶었다. 배고픈 거 못 참는 날 위해 우토가 급히 알아보고 데려가줬다. 중학생 땐가, 간짜장 먹고 완전 급체해서 3일 고생한 이후 몇년간 안 먹었던 음식인데. 요즘 왜 이렇게 끌리지...? 짬뽕은 잘 안 먹지만 백짬뽕도 맛있었음!

그나저나 서울엔 간짜장에 계란후라이가 안올라가서 아쉽... 완두콩이랑 깨도 없음! 야박한 서울 인심! 눈 뜨고 코 베이는 곳! (계란후라이 안줘서...)



북클럽 숙제표



북클럽까지 올 정도면 이미 공부 습관은 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숙제 제출은 안해도 된다 하셨다. 대신 제출하는 숙제표. 무엇보다 코멘트 달고 공부시간을 체크하는 게 좋았다.

짱구가 공부하는 시간을 체크하기 위해서 타이머를 샀대서 나도 끌렸지만, 핸드폰으로도 충분하네.. 쩝



임모 실허 임모 실허
눈물은 방울방울🥲


하원 시키러 갔는데 함미미 말고 내가 왔다고 우는 추추투. 치즈 사왔다고 꼬시니까 눈물은 그쳤지만 여전히 뾰로퉁함. 근데 치즈 먹고 싶으면 두 손 내밀어야 한다니까 새초롬하게 두 손 내미는 추추투💜




와구와구



그놈의 땅콩 땅콩 땅콩!



어린이집 가는 길에 무조건 지나쳐야 하는 과일집. 옷 입은 땅콩 만져보고 싶다고 해서 허락 받고 만지는 중. 지나갈 때마다 임모 왜 땅콩은 옷을 입고 있어요...

근데 오늘 보니까 그 옆에 호두도 나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두는 왜 옷을 입고 있냐 물어보기 시작함


애들 등원 시키다 우연히 만남


한창 이삿짐 나르느라 체력 저하 및 스트레스 폭팔일 때, 우연히 이지해 만남! 나는 추추들 등원 시키고 오는 길이었고 이지해는 윤호 등원 시키고 은행 가는 길이었음.

이지해가 커피 사줬다 😇 잘 먹었습니다
폭풍 30분 수다 떨고 다시 이삿짐 나르러 갔음


까만부츠 : 나 / 회색어그 : 추추원



집에 갈 때 보니까 우리 둘이 신발 벗어놓은 꼬라지..


짱구가 보낸 카톡


가끔 나도 보고 놀라는 추추투 얼굴... 😅


다시는 사나봐라 다이소 공룡 화석 발굴 세트



추추들이 심심해하는 거 같아서 하원 시키기 전에 다이소에서 미리 사둔 화석 발굴 세트. 규조토 같은 재질로 만들어졌는데 가루날림 굉장히 심하고 뒷처리 끔찍...

그래도 추추들이 저 공룡 발굴하면서 굉장히 즐거워했다. 발굴 다 하고 공룡 화석 발굴하는 유튜브 영상 보여줌. (왜 공룡이 죽었냐고 왜 화석이 됐냐고 이천번 물어봐서)

근데 생각보다 빨리 발굴되서 (2분만에) 노는 건 금방이고 치우는 건 오래 걸렸음. 한번쯤 경험만 하면 좋을 듯...



수염 달린 추추투로 마무리


새해 첫날과 마찬가지로 이 날도 언니네 식구랑 우토네 매장 갔다. 우토랑 집에 같이 간다고 울던 추추투...

야 추추투 너 수염 났어!!! 하고 장난 쳤는데 안 믿길래 스노우 어플로 수염 난 거 보여줬더니 저렇게 좋아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나서 퇴근한 유토랑 점심 먹고, 그 뒤로 유토가 호되게 아파서 사진 없음. 삼일 내내 간호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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