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에 꿀이 떨어지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꿀이 방울방울, 컵의 바닥 밑으로 천천히 가라앉는 모습을 바라보며 멍 때리는 아침.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진다는 표현이랑 닮은 게 있을까? 배우들은 상대 배우를 사랑하지 않아도 꿀이 흘러나오는 눈빛을 연기하던데. 그러고보니 조정석 배우가 그런 연기를 참 잘하는 거 같네.' 하며 의미없이 흘러가는 생각들.




불확실한 관계에서 오는 불안함. 내 뜻대로 흘러갈 수 없고, 그렇다고 흘려보낼 수도 없는 상황은 무기력을 자아낸다. 아주 가끔 통제할 수 없는 괴로움에 빠질 때, 불빛 하나 없는 어둠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SNS 랜덤 피드를 본다. 자학임을 분명히 인지한 채로 행하는 일이다. 해가 뜨면 녹차에 꿀을 타 마실거면서. 앞으로 거침없이 걸어 나아가고 싶은데 어두워서 길이 보이지 않는다---- 랜턴과 지도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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