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선

I love you

2019. 7. 8. 10:14

 

아영이와는 겹치는 취향이 꽤나 많다. 아니면, 아영이가 나를 많이 사랑하고 있거나. (^^)

 

유토랑 말모이 영화를 보고 급으로 애국뽕이 차올라 나는 서양 음식따위 먹고 싶지 않다며, 잘 가지 않는 한인 식당에 가서 치킨을 먹으려고 할 때 아영이한테 문자가 왔다. 오랜만에 카페에 왔는데, 예쁜 얼굴로 영상통화를 하고 싶다며. 정말 진심으로 바랐는데 캐나다에 산지 3년이 넘었건만 여전히 충전을 해야만 사용 가능한 프리페이드 플랜을 사용하고 있는 나는 데이터가 없을 뿐더러, 치킨이 막 나올 것만 같아서 아쉽게도 할 수 없었다. 

 

치킨 먹느라 정신 없어서 답장도 안하고 물고기같은 나는 답장 하기를 또 까먹고 잠든 다음 날, 유투브 링크 하나와 함께 추천이라는 두 글자만 담긴 카톡이 왔다. 아영이의 음악 추천은 언제나 믿고 듣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으로 링크를 클릭한 순간 괜히 혼자 감동! 요즘에 뉴에이지와 클래식을 듣고 있다고 말한 적 없는데. 갑자기 이 노래에 꽂혀서 접어두었던 블로그까지 쓰게 되었다. 

 

 

 

Riopy의 I love you. 찾아보니 아영이가 좋아하는 드라마 Skam의 sound track이구나. 우연히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서 듣게 된 Phil Stevens의 Everlasting 이란 곡도 정말 내 취향이다. 삶의 의욕을 되찾는 그런 느낌의 긍정적인 음악은 아닌데. 방금 전까지 주말 내내 노느라 체력이 딸려서 침대에 축 늘어져 핸드폰만 하고 있다가, 내 취향의 음악을 만난 일이 이렇게나 기쁘고 행복해서 갑자기 블로그도 쓰고 이따가 영어 공부도 해야지! 하고 다짐하게 만드는 하는 일요일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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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습작

나무

2019. 7. 8. 09:39

7월 2일. 언니는 이 날을 영식이의 천국 생일이라고 부르는데, 한국보다 12시간이 느린 토론토에서 사는 나는 하루 전날부터 생각하게 된다. 

꽃부리 영, 심을 식. 다음 생에는 한 철 피는 꽃으로 태어나지 말고, 오래오래 살 수 있는 나무로 태어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린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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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

Dear.

2018. 6. 7. 13:19




영식아. 오늘 우리 영식이 생일이어서 누나 꿈에 찾아왔는지, 아니면 누나가 밤새 네 생각하다 잠들어서 꿈에 나왔는지. 그런데 오늘 누나는 꿈에서마저 널 놓쳤구나. 아침에 눈뜨자마자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오랜만에 우리 만났는데. 떠나가는 모습 보여줘서 미안해. 가방 메고 서둘러 나오는 널 발견하고 떠나가는 버스에서 뛰어내려 널 찾으러 갔는데. 결국 못 잡았네. 정말로 누나도, 엄마도 너의 손을 잡고 싶었어. 서운한 너의 얼굴이 마지막 모습인 채 꿈에서 깬 게 얼마나 원망스럽던지. 다시 잠들면 만날 수 있을까, 울면서 억지로 잠을 청했지만 만날 수 없었지.


그리고 일어나서 바로 미역국을 끓였단다. 여기는 아직 생일 전이라서 오늘은 어묵국을 끓이려고 했는데, 네 얼굴이 자꾸 눈에 밟혔어. 끓이는 내내 영식아, 생일 축하해. 생일 축하해. 하면서 오늘 꿈에서 일어났던 일도 사과하고 영식이 생각도 좀 하고 그랬어. 그리고 저녁에 유토랑 미역국 맛있게 먹었어. 점심에 유토가 영식이 생일 축하해주고 싶다고 뭐 해줄 수 있을까 물어보길래 내가 미역국 맛있게 먹으면 된다고 그랬거든. 그래서 우리 되게 맛있게 먹었어. 아마 지금쯤 가족들이 영식이 생일 축하하고 있을텐데 맛있는 거 많이 먹어. 잘 지내고 있다고 엄마 꿈에 한번쯤은 들려줬으면 좋겠다.



영식아. 우리 곧 다시 만나자. 그 때까지 우리 건강히 잘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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