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선
루틴의 행복
호프.
2020. 4. 5. 08:08
캐나다에서 살면서 느낀 것들 중 하나는 캐네디언들은 본인만의 루틴을 굉장히 사랑한다는 거다. 캠벨리버에 있을 때부터 느꼈는데, 매일 6시에 출근하는 유토와 함께 나도 맥도날드로 출근(?)하곤 했었는데 그 자리에 앉아 이것저것 하다보면 늘 같은 시간에 오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또한 그 사람들의 암묵적으로 앉는 자리가 정해져있었다. 그 사실을 몰랐었던 나는 아무 자리에나 앉아 컴퓨터를 하곤 했었는데, 뒤늦게 생각해보니 내가 누군가의 자리를 빼앗았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활이 3개월 정도 지속되다보니 암묵적인 나의 자리도 생겼다. 한번도 개인적으로 이야기 나눈 적은 없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나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셨을 것 같고. Can't explain it, but It made me feel part of something.
여튼 코로나로 인해 유토와 나는 칩거 생활을 2주째 이어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이 사태 속에서 나는 일상을 지키고자 하루의 루틴을 만들어 생활 중이다. 생각보다는 잘 지키고 있어서 굉장히 뿌듯하다. 나름의 생활계획표랄까. 아무래도 느슨한 듯하여 다음 주는 조금 더 빡빡하게 만들어보려고 한다. 지난 날들의 게으름에 대한 벌이다.